5대 금융그룹의 올해 3분기 영업이익 중 이자이익이 차지하는 비중이 전 분기 대비 10%포인트 넘게 뛰었다. 금융그룹이 비이자이익 확대를 내걸었지만 증시 불황에 수수료 수입이 급감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금융그룹의 올해 3분기 총영업이익은 17조7957억원으로 이 중 이자이익이 13조9564억원(78.4%)에 달한다. 직전 분기 총영업이익 중 이자이익 비중이 67.9%였던 것에 비해 10.5%포인트 가까이 뛴 것이다.
이자이익 비중이 높아진 가장 큰 원인은 비이자이익 감소다. 증시 불황이 이어지며 주식 거래가 줄자 증권사 위탁매매 수수료와 펀드·신탁 등 자산관리 수수료에 영향을 미쳐 비이자이익 비중이 대폭 줄어든 것이다. 특히 KB·신한·하나금융은 증권계열사가 크고 자산관리 수수 수수료 비중이 높아 비이자이익이 전분기 대비 절반 가까이 줄었다.
이자이익 의존도는 당분간 높은 수준을 이어갈 전망이다. 한은이 지난달 기준금리를 매파적으로 동결하면서 고금리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시중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10월 말 한 달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반면 국내 증시는 미국 중간선거를 앞둔 정책 불확실성과 인공지능(AI) 투자 수익성 우려가 겹치며 외국인 매도세 속에 방향을 잡지 못하고 있다. 코스피는 지난달에만 16% 넘게 떨어져 역대 일곱 번째로 큰 월간 하락률을 기록했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금리 인상기에는 예대 마진이 커지기 때문에 이자 이익이 앞으로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며 “현재 금융지주 매출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 은행의 경우 고금리 상황에서 비이자이익을 낼 만한 게 없는 것이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정부가 가계대출 규제에 나서면서 금융지주들이 기업대출을 늘린 까닭에 부실률은 덩달아 늘고 있다. 지주 대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은행을 살펴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지난 9월 기업대출 잔액은 945조7000억원으로 전체 대출의 54.7%를 차지한다. 같은 기간 연체율은 0.47%로 지난해 말(0.35%) 대비 0.12%포인트나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