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당공격 맞서자” 판사 글에 댓글 “입맛 안 맞는 판결 나오자 추진” 헌법 인용하며 사법권 독립 강조
더불어민주당의 조희대 대법원장 국정조사 추진을 비롯한 사법 독립 침해 시도를 비판하는 판사들의 문제제기가 이어지고 있다. 일부 법원장과 지원장도 이례적으로 이에 동의한다는 뜻을 밝히며 파장이 이어지고 있다.
서울 서초구 대법원. 연합뉴스
한윤옥(사법연수원 35기) 창원지법 밀양지원장은 2일 법원 내부망인 코트넷에 성찬용(〃 44기) 인천지법 부천지원 판사가 올린 글에 “사법권 독립 및 삼권분립이 정치권력의 정치적 이해관계에 의해 그 독립성을 존중받지 못하고 정치권력에 잠식되고 위협받는 순간 ‘민주주의’라는 개념은 어떻게 포장할지라도 정치권력의 통치수단으로 전락하게 된다”고 댓글을 달았다.
앞서 성 판사는 지난달 30일 ‘소설 동물농장에 관하여’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사법부의 수장인 대법원장이 하루가 멀다 하고 공격과 비난을 당하고, 목적이나 의미를 알기 어려운 입법과 여론전이 난무하다”면서 “국민의 인권과 직결되는 형사사법체계가 검찰 출신인 저조차 제대로 알 수 없게 바뀌는 등 사법부의 독립이 위태롭다”고 우려했다. 성 판사는 “그럼에도 정작 법원 내부는 너무나 조용하다”며 “부당한 공격에 대해서는 당당하게 맞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성 판사의 글에는 법원장을 비롯한 여러 판사들이 댓글을 통해 동감을 표했다.
조미연(27기) 청주지방법원장은 “하루가 멀다하고 사법부를 비난하며 탄핵 운운하던 사람들이 이제는 자신들의 입맛에 맞지 않는 판결이 선고되자 국정조사를 추진한다”며 “이는 전체 판사를 모독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자신들이 생각한 결론과 다른 판단을 한 판사를 국감장에 부르지 않는다고, 법왜곡죄로 법정에 세우지 않는다고 누가 자신할 수 있겠느냐”며 “더 이상은 안 된다. 이제 목소리를 낼 때”라고 주장했다. 윤상도(24기) 서울북부지방법원장도 “게시글과 아래 댓글에 전부 공감한다”고 썼다. 임해지(28기) 대구가정법원장은 “판사님의 용기에 경의를 표한다. 감사하다”고 했다.
국양근(41기) 광주지법 순천지원 판사는 댓글에서 “헌정사에 정치권력이 이렇게까지 대놓고 삼권분립을 무시하고 사법부 수장을 겁박한 적이 있었느냐”며 “사법부 독립과 대한민국의 법치시스템이 무너져 내리는 현실이 참담하고 개탄스러울 따름”라고 했다. 이어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대법원장마저 이렇게 난도질을 하는데 이 모습을 보는 법관들이 정말 정치권력의 눈치를 보지 않고 소신껏 재판을 할 수 있겠나”라고 반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