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기업은 충남으로, 충남 기업은 세계로”…박수현 충남지사 ‘경제고속도로’ 뚫는다

독일·이탈리아 이어 미국 방문, 반도체·디스플레이 투자 3억9630만달러 유치
뉴욕서 도내 7개 기업 2071만달러 수출 성과, 당초 목표 크게 웃돌아
“투자 발표로 끝내지 않겠다” 광속행정과 국비 확보 실행전 돌입

박수현 충남지사가 유럽에서 시작한 민선 9기 경제외교의 보폭을 미국으로 넓혔다.

 

지난 9월 독일·이탈리아에서 글로벌 자동차부품기업의 추가 투자를 끌어내고 수출·인공지능(AI) 협력망을 구축한 데 이어, 10월 미국에서는 반도체·디스플레이 분야의 대규모 투자와 충남 중소기업의 북미시장 진출 성과를 거뒀다.

박수현 충남도지사가 미국기업 투자유치와 충남기업의 해외시장 개척을 지원하는 미국 출장을 마치고 돌아와 2일 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해외에서 투자와 수출의 문을 연 박 지사는 미국 방문을 마치고 귀국하자마자 무대를 국내로 옮겼다. 글로벌 기업의 투자 계획을 실제 공장과 일자리로 연결할 ‘3력혁신’과 ‘광속행정’을 가동하고, 국회 예산 심의에서 역대 최대 규모의 충남 국비를 확정한다는 구상이다.

 

박 지사는 2일 충남도청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미국 방문 성과와 내년도 국비 확보 전략을 밝혔다.

 

그는 “민선 9기 충남도의 경제영토 확장 방향은 ‘글로벌 기업은 충남으로, 충남 기업은 세계로’ 나아가는 쌍방향 경제 고속도로를 뚫는 것”이라며 “이번 미국 방문은 충남이 세계시장에서 매력적인 투자처임을 증명하고 우리 기업의 길을 열어준 경제외교였다”고 평가했다.

 

박수현표 경제외교의 출발점은 지난 9월 22일부터 29일까지 진행한 독일·이탈리아 순방이었다. 민선 9기 첫 해외순방에서 박 지사는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글로벌 자동차부품기업 베바스토와 1350만달러 규모의 투자양해각서를 체결했다.

박수현 충남도지사가 지난달 27일 미국 뉴욕 힐튼 미드타운에서 코닝정밀소재를 비롯한 글로벌 반도체·디스플레이·배터리 소재 기업 3개 사와 총 3억 9630만 달러 규모의 투자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충남도 제공

베바스토는 앞으로 5년 안에 당진 외국인투자지역의 기존 공장을 증설하고 자동차 배터리팩 신규 생산라인을 구축할 계획이다. 충남에 이미 진출한 글로벌 기업이 지역의 입지와 기업환경을 신뢰해 추가 투자에 나섰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유럽 순방에서는 충남 중소기업의 판로도 넓혔다. 프랑크푸르트와 파리에서 진행한 수출상담회 상담 규모는 총 3705만달러에 달했다. 프랑크푸르트 상담회에서는 도내 11개 기업이 785만달러 규모의 수출 협약을 맺었다.

 

투자와 수출뿐 아니라 산업·기술 협력망도 구축했다. 독일 바스프 본사에서는 충남 석유화학산업의 경쟁력 강화 방안을 논의했고, 이탈리아 로마의 유엔개발계획(UNDP)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AI 허브’를 찾아 AI 실증과 인재 양성, 공공서비스·탄소중립 분야의 협력 가능성을 타진했다.

박수현 충남도지사가 지난달 27일 뉴욕에서 열린 수출상담회장에서 도내 기업의 해외시장 개척 활동을 지원했다.

이탈리아 에밀리아로마냐주와는 AI와 기후변화 대응, 문화·관광 분야의 지방정부 간 협력 가능성을 확인했다. 외자유치와 수출에 머물지 않고 충남의 ‘대한민국 AI 수도’ 구상에 필요한 해외 기술·인재 네트워크까지 넓힌 것이다.

 

유럽에서 첫 씨앗을 뿌린 경제외교는 지난달 25일부터 29일까지 진행한 미국 방문에서 규모를 키웠다.

 

미국의 글로벌 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 기업들이 충남에 투자하기로 한 금액은 총 3억9630만달러다. 해당 기업들은 천안과 아산 산업단지에 생산시설을 새로 짓거나 기존 시설을 증설할 예정이다.

 

뉴욕에서 열린 수출상담회에는 도내 중소기업 20곳이 참여해 현지 바이어를 상대로 시장 개척에 나섰다. 이 가운데 7개 기업이 2071만달러 규모의 수출 성과를 올려 당초 목표를 크게 넘어섰다.

 

박 지사는 “글로벌 기업이 충남에 뿌리기로 한 씨앗이 잘 자라도록 3력혁신과 광속행정으로 뒷받침하겠다”고 강조했다.

 

해외순방의 성과가 투자 발표나 협약에 그치지 않고 착공과 생산, 고용으로 이어지려면 이제 충남도의 실행력이 중요하다. 전력·용수·인력 등 투자 과정에서 발생하는 병목을 선제적으로 풀고, 인허가와 기반시설 구축 기간도 단축해야 한다. 수출상담 성과 역시 일회성 계약을 넘어 지속적인 거래와 지역기업의 매출 확대로 이어져야 한다.

 

박 지사가 귀국 직후 국비 확보 카드를 꺼낸 것도 해외 투자와 지역 산업 기반을 연결하려는 포석이다.

 

충남도는 내년도 정부예산안에 역대 최대 규모인 13조2632억원을 반영했다. 정부안에 포함된 사업비는 감액 없이 지키고, 빠진 사업은 국회 심의 과정에서 추가하는 ‘수성·증액’ 전략이다.

 

박 지사는 첨단 디스플레이 국가연구플랫폼과 충남 방산혁신클러스터, 중부권 첨단 바이오 밸류업, 해상풍력터빈 부품 시험센터 등을 충남의 미래 경쟁력을 키울 핵심사업으로 꼽았다. 그는 “국회 심의 과정에서 단 한 푼도 감액되거나 유실되지 않도록 철저한 방어막을 치겠다”고 말했다.

 

서해선∼경부고속선 연결 등 국가균형발전의 대동맥이 될 교통망 예산도 반드시 사수하겠다는 입장이다. 산림청과 협의해 정부안에 반영한 본예산 63억원과 재해대책비 137억원 등 소나무재선충병 대응 예산 200억원도 지켜내 전국 최초 산업화 방제 모델을 구축할 계획이다.

 

정부안에 담기지 않은 충남권 국립호국원 조성과 축산환경관리원 신축 사업비는 국회에서 추가 확보해야 할 과제다.

 

박 지사는 4일부터 시작되는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종합정책질의에 맞춰 충남 지역 여야 국회의원들과 예산정책협의회를 가동하고 예결위원들을 연쇄 면담한다. 정파를 넘어 ‘충남 투자의 명분’을 설명하며 필요한 예산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유럽에서 시작해 미국으로 넓힌 경제외교의 성패는 결국 충남 현장에서 판가름 난다. 해외기업의 투자 약속을 공장과 일자리로 만들고, 충남 기업의 수출 성과를 지속 가능한 매출로 연결하며, 이를 뒷받침할 국가예산까지 확보해야 경제외교가 완성되기 때문이다.

 

박 지사는 “외교로 문을 열고 정부안으로 길을 닦았다면 이제 국회에서 충남의 예산을 최종 확정하겠다”며 “견인불발의 자세로 국회 예산 심의 마지막 순간까지 발로 뛰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