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신용대출, 다른 이유… 하위 20% ‘생활비’ 상위 20%는 ‘사업자금’ [한강로 경제브리핑]

소득·자산 하위 20%인 1분위가 지난해 받은 신용대출의 용도가 ‘생활비’인 비중이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반면 상위 20%는 주로 사업 자금 마련을 위해 신용대출을 썼다. 최근 금리 인상 추세에 따라 장기·고정금리·분할 상환 주택담보대출인 ‘보금자리론’ 금리 하단은 처음으로 5%대로 올라섰다. 수도권 주택 가격 상승이 지속되면서 지난달 시중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한달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2일 주요 경제 기사를 정리했다. 

2일 서울의 한 시중은행에 개인·자영업자 대출 상품을 안내하는 문구가 게시돼 있다. 지난해 신용대출을 받은 자산 하위 20% 중 생활비 마련이 목적인 이들은 45.3%로, 통계 작성이 시작된 2017년 이래 최대 규모였다. 연합뉴스

◆금리 높은 신용대출 받아 생활비 충당

 

2일 국가데이터처의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해 자산 하위 20%인 1분위의 신용대출 용도에서 ‘생활비 마련’이 차지하는 비중은 45.3%로 전년(44.3%)보다 1%포인트 올라 관련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2017년 이후 가장 컸다. 이 비중은 2021년 41.9%에서 2022년 39.5%로 낮아졌으나, 2023년(42.6%)부터 올라 지난해까지 3년 연속 확대됐다.

 

자산 하위 20%가 부채를 상환하기 위해 신용대출을 받은 비중도 지난해 16.2%로 2021년(17.1%) 이후 4년 만에 가장 높았다. 지난해 자산 1분위의 신용대출 용도에서 생활비 마련과 부채 상환이 차지하는 비중은 총 61.5%로, 2017년 통계 작성 이후 처음으로 60%를 넘어섰다.

 

자산 2분위(32.5%)와 자산 3분위(27.3%)도 생활비 마련을 위해 신용대출을 받은 비중이 각각 2020년(32.5%), 2019년(28.8%) 이후 가장 컸다. 1~3분위의 신용대출 용도 1위는 모두 생활비 마련이었다.

 

반면, 자산 상위에 해당하는 4분위와 5분위는 모두 ‘사업자금 마련’이 각각 29.7%, 34.0%로, 신용대출 용도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자산 상위 20%인 5분위는 신용대출 용도로 사업자금 마련(34.0%), ‘거주 주택 이외 부동산 마련’(16.8%), ‘기타 용도 등’(16.8%)을 먼저 들었고, 생활비 명목은 15.1%에 불과했다. 신용대출 용도에서 생활비 마련이 차지하는 비중은 자산 1분위가 5분위의 3배에 달한 셈이다.

 

소득 1분위 역시 생활비 마련이 38.2%로 2024년(34.5%)과 비교해 3.7%포인트 오르며 역대 최대를 기록했고, 전체 용도에서 비중이 가장 컸다. 소득 2분위도 생활비 마련(32.2%)이 역대 가장 높았고,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소득 3~5분위는 생활비 마련보다 사업자금 마련이 더 높게 나타났다.

 

신용대출은 담보 없이 돈을 빌릴 수 있어 금리가 높은데다 자산과 소득이 적은 계층의 경우 통상 높은 금리가 적용된다. 여기에 금리 상승까지 겹치면서 취약계층의 이자 부담은 더욱 커지고 있다. 생활비를 마련하기 위해 신용대출에 의존하던 취약계층이 또 다른 빚의 늪에 빠질 수 있는 셈이다.

 

◆보금자리론 금리, 처음으로 5%대

 

이달 ‘보금자리론’ 금리가 오르면서 하단이 처음으로 5%대로 올랐다.

 

한국주택금융공사는 이달 9일부터 보금자리론 금리를 0.10%포인트 인상한다. 보금자리론 금리 인상은 7월 이후 4개월 만이다. 올해 들어 1월(0.25%포인트), 2월(0.15%포인트), 4월(0.30%포인트), 5월(0.25%포인트), 7월(0.30%포인트)에 이어 이달까지 벌써 여섯 번째 인상이다.

 

이에 따라 ‘아낌e-보금자리론’ 기준으로 연 5.00(만기 10년)∼5.30%(만기 50년)가 적용된다.

 

10년 만기 금리가 5%대로 오른 것은 주택금융공사가 이 상품을 취급한 2014년 3월 이후 역대 처음이다.

 

저소득청년, 신혼가구, 사회적배려층(장애인·한부모 가정 등) 및 전세 사기 피해자 등에게는 최대 1.0%포인트의 우대 금리를 적용해 최저 연 4.00∼4.30%의 금리가 적용된다. 이달 8일까지 보금자리론 신청을 완료하면 인상 전 금리를 적용받을 수 있다.

 

공사 관계자는 “시장금리 및 주택저당증권(MBS) 자금조달 여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금리를 소폭 인상했다”고 설명했다.

 

◆집값 상승에 가계대출, 한달 만에 증가세

 

수도권 집값 상승 흐름이 꺾이지 않으면서 지난달 주요 시중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한 달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중소기업 대출 증가폭은 2년7개월 만에 최대를 기록했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10월 말 가계대출 잔액은 783조6057억원으로 9월 말(780조8340억원)보다 2조7717억원 늘었다. 가계대출 잔액은 올해 4월부터 꾸준히 증가하다가 9월(-1조2852억원) 들어 6개월 만에 감소했으나 지난달 다시 방향을 바꿨다.

 

개인신용대출은 6687억원 증가한 108조8990억원으로 8월(-1815억원), 9월(-1조3415억원) 연속 감소하다가 3개월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623조988억원으로, 9월 말(621조3983억원)에 비해 1조7005억원 늘며 7개월 연속 증가했다.

 

5대 은행의 중소기업 대출은 695조953억원으로 9월 말에 비해 5조222억원 증가했다. 6월(-1조7368억원) 이후 4개월째 증가세를 이어오고 있으며 증가 폭은 2024년 3월(+5조1655억원) 이후 가장 컸다. 대기업대출은 3조8438억원 증가한 205조3072억원이다.

 

정기예금 잔액은 1030조4880억원으로 전월 말보다 24조4009억원 늘었다. 6개월째 증가세를 보이고 있고 증가 폭은 7월(+35조5401억원) 이후 가장 컸다. 정기적금 잔액은 47조1392억원으로 9월 말 대비 8642억원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