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준영의 머니볼]은 스포츠를 경기장 안의 스코어만으로 읽지 않는다. 선수와 팬, 기업과 자본, 기술과 시장이 얽혀 움직이는 스포츠 산업의 흐름을 데이터와 수치로 들여다본다. IT·인공지능(AI) 융합부터 스포츠 금융, 생활체육, 시니어 스포츠까지 전통적인 스포츠의 경계를 넘어 커지는 새로운 시장을 좇는다. 숫자에 담긴 돈의 흐름을 따라 스포츠 산업의 판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읽고, 그 변화가 만들어갈 스포츠의 ‘다음’을 짚는다
골프 시장의 소비 지형이 달라지고 있다. 한때 높은 비용과 진입 장벽 탓에 경제적 여유를 갖춘 중장년층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골프에 젊은 세대가 가세하면서 소비층이 넓어지는 모습이다. 하지만 이용자층의 변화가 시장의 성장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골프장 회원 기반은 줄어드는 반면 이용자들의 지출은 늘어나는 상반된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골프 소비층의 변화와 함께 시장의 내부 구조에도 변화가 일고 있는 셈이다.
3일 대한골프협회(KGA)의 ‘2025 한국골프지표 조사’에 따르면, 2025년 골프장 이용자의 월평균 지출액은 50만9000원으로 집계됐다. 2023년 45만8000원보다 5만1000원 늘어난 것으로, 증가율은 약 11.1%다. 조사 대상은 2025년 골프장 이용자 1368명이다. 연령별로는 20대의 월평균 지출액이 가장 높았고, 직업별로는 전문직이 가장 많은 금액을 지출했다.
20대의 월평균 지출액은 58만9000원으로 전체 평균보다 8만원 많았다. 전체 평균을 약 15.7% 웃도는 수준이다. 30대는 51만9000원, 50대는 50만9000원으로 나타났다. 20대는 30대보다 월평균 7만원을 더 지출했고, 50대와 비교하면 8만원 많았다. 골프장 이용자의 전체 평균 지출액이 50만원대를 넘어선 가운데, 20대의 지출 규모가 연령대 중 가장 컸다.
직업별로는 전문직의 월평균 지출액이 71만원으로 가장 많았다. 전체 평균보다 20만1000원 높은 금액이다. 경영·관리직은 57만4000원, 장치·기계조작 및 조립직은 53만4000원으로 집계됐다. 전문직의 지출액은 경영·관리직보다 13만6000원, 장치·기계조작 및 조립직보다 17만6000원 많았다.
지출 구간별로는 월평균 ‘50만원 이상 100만원 미만’을 쓴다는 응답이 29.8%로 가장 많았다. 2023년보다 7.1%포인트 상승했다. ‘100만원 이상’을 지출하는 이용자 비중도 2.6%포인트 늘었다. 반면 ‘10만원대’ 지출 비중은 5.7%포인트 감소했다. 골프장 이용자의 평균 지출액이 늘어난 데다 50만원 이상 지출하는 이용자층의 비중도 확대됐다.
지출액 증가와 달리 골프장 회원 규모는 감소했다. 조사에서 추정한 골프장 회원 수는 2023년 약 166만명에서 2025년 약 100만명으로 줄었다. 약 65만명 감소한 것으로, 감소율은 39.4%다. 골프장 이용자 가운데 회원이 차지하는 비율도 2025년 20.2%로 나타났다. 2023년보다 9.7%포인트 낮아졌다. 이용자들의 지출은 늘었지만 골프장 회원 기반은 크게 줄어든 엇갈린 흐름이 나타난 것이다. 회원 수는 조사 그래프에 제시된 추정치다.
연령별 회원 비율에서는 젊은 이용자층의 존재감이 두드러졌다. 2025년 20대 골프장 이용자의 회원 비율은 50.0%로 연령대 가운데 가장 높았다. 20대 골프장 이용자 두 명 중 한 명꼴로 회원인 셈이다. 30대의 회원 비율은 38.3%, 40대는 19.4%였다. 전체 이용자의 회원 비율인 20.2%와 비교하면 20대는 29.8%포인트 높았고, 30대도 전체 평균을 웃돌았다. 반면 40대의 회원 비율은 전체 평균보다 낮았다. 회원 비율은 각 연령대 골프장 이용자 중 회원이 차지하는 비중이다.
지역별로는 서울의 골프장 이용자 중 회원 비율이 29.5%로 가장 높았다. 울산은 26.2%, 충북은 25.6%로 뒤를 이었다. 직종별로는 학생·주부의 회원 비율이 31.5%로 가장 높았고, 전문직이 30.9%를 기록했다. 전문직은 월평균 지출액도 71만원으로 직업군 중 가장 많았다. 회원 비율은 지역과 직종에 따라서도 차이를 보였으며, 서울과 울산·충북, 학생·주부와 전문직에서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팬데믹 이후 필드 골프 이용객 감소와 스크린골프·해외 골프 여행 등으로의 소비 다변화가 골프 시장의 주요 변화로 거론돼 왔다. 이번 조사에서도 골프장 이용자의 지출액 증가와 회원 기반 축소가 동시에 나타났다. 시장의 외형이 위축되는 흐름 속에서도 20대가 지출액과 회원 비율에서 두드러졌다는 점은 골프 소비층의 변화가 단순한 이용객 증감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한 골프업계 관계자는 “골프장 이용객의 소비가 늘었다고 해서 업계 전반의 수익성이 개선됐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회원 기반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젊은 세대의 소비 특성과 이용 패턴 변화에 맞춰 서비스와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해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