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양원 안 가고 집에서…방문요양 월 최대 48회 받는다

1·2등급 재가급여 한도 15.1% 올라 요양원 한 달 이용료 수준으로
내년 장기요양보험료 세대당 월평균 1100원 오른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 뉴시스

내년부터 집에서 지내는 중증 노인이 쓸 수 있는 장기요양 재가급여 한도가 요양원(노인요양시설)에 들어갔을 때의 한 달 이용료 수준까지 오른다. 장기요양 1등급이면 3시간짜리 방문요양을 한 달에 최대 48회까지 받을 수 있다.

 

2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장기요양위원회는 지난달 30일 올해 다섯 번째 회의를 열고 ‘2027년도 장기요양 제도개선 추진과제’와 내년 수가·보험료율을 의결했다. 하루 여러 차례 짧게 찾아가 식사와 기저귀 관리를 돕는 방문 돌봄도 시범사업으로 도입한다.

 

돌봄을 넓히는 만큼 보험료 부담도 커진다. 내년 소득 대비 장기요양보험료율은 0.9994%로 올해(0.9448%)보다 5.78% 오른다.

 

◆ 요양원 한 달 비용만큼 집에서 쓴다

 

내년 1등급 재가급여 월 한도액은 289만1400원으로 올해(251만2900원)보다 37만8500원 늘어난다. 2등급은 233만1200원에서 268만2300원으로 35만1100원 오른다. 인상률은 두 등급 모두 15.1%다.

 

재가급여는 방문요양·방문목욕·방문간호·주야간보호·단기보호처럼 집에서 생활하며 받는 장기요양 서비스다. 한도가 오르면서 3시간 방문요양 기준 이용 횟수는 1등급이 월 44회에서 48회로, 2등급이 40회에서 45회로 늘어난다.

 

복지부는 중증 노인이 시설에 들어가지 않고도 살던 집에서 필요한 만큼 돌봄을 받도록 재가급여 한도를 시설급여 월 최대 이용료의 100% 수준까지 올렸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내년 1등급 한도는 노인요양시설 1등급 하루 수가(9만6380원)로 30일을 지내는 금액과 같고, 2등급 한도도 시설 2등급 하루 수가(8만9410원)의 30일치와 같다.

 

이는 3년 전 정부가 내건 목표다. 복지부는 2023년 8월 ‘제3차 장기요양기본계획(2023∼2027)’을 내놓으며 2027년까지 1·2등급 수급자의 월 한도액을 시설 입소자 수준으로 단계적으로 올리겠다고 했다. 당시 1등급 한도는 재가급여가 188만5000원, 시설급여가 245만2500원이었다.

 

이후 한도는 해마다 올랐다. 1등급의 3시간 방문요양 이용 가능 횟수는 지난해 월 41회에서 올해 44회로 늘었고 내년에는 48회가 된다.

 

3∼5등급과 인지지원등급 한도도 3.5∼3.8% 오른다. 3등급은 152만8200원에서 158만6300원으로 늘어난다.

 

한도와 함께 서비스 단가도 오른다. 3시간(180분) 방문요양 1회 수가는 5만7020원에서 5만9190원으로, 재가급여 본인부담률 15%를 적용한 본인부담금은 8553원에서 8879원으로 오른다.

 

◆ 아침엔 식사, 오후엔 기저귀…하루 여러 번 들른다

 

‘정기순회·수시대응형’ 방문요양 시범사업도 시작한다. 기저귀 관리·식사 도움처럼 하루 중 짧은 시간씩 여러 차례 돌봄이 필요한 홀로 사는 노인이나 중증 퇴원환자가 대상이다.

 

통합재가서비스 기관을 중심으로 월급제 전담 요양보호사를 배치하고 월정액제로 운영한다. 복지부가 든 예시를 보면 오전 9시 식사·복약, 오후 4시 배설 지원과 상태 확인처럼 정해진 시간에 들르고, 요청하면 추가로 방문한다. 방문간호도 월 1회 제공한다. 야간·주말이나 일시적으로 돌봄이 필요할 때 찾아가는 수시방문 서비스는 제3차 기본계획에도 담겼던 과제다.

 

가족이 갑자기 집을 비우는 등 돌봄 공백에 대응하는 단기돌봄 특례도 추진한다. 단기보호시설이 부족한 지역에서도 기관평가 우수 등급 등 일정 기준을 갖춘 노인요양시설이 정원의 5% 범위에서 단기돌봄을 제공할 수 있게 하는 방식이다.

 

한 기관에서 방문요양·방문간호·주야간보호 등을 함께 이용하는 통합재가서비스 제공기관은 올해 7월 418곳에서 내년 700곳으로 늘린다. 다만 제3차 기본계획이 내건 ‘2027년까지 1400곳 이상’의 절반 수준이다.

 

집에서 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재택의료센터는 올해 8월 463곳에서 내년 500곳으로 늘리고, 24시간 대응 등 기능을 강화한 거점 재택의료센터도 지정한다. 방문간호 간호사 방문당 가산액은 3000원에서 5000원으로 올리되 수급자 본인부담금은 늘지 않는다.

 

◆ 보험료는 얼마나 더 내나

 

복지부는 내년 가입자 세대당 월평균 장기요양보험료가 올해 1만9029원에서 2만129원으로 1100원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건강보험료 대비 장기요양보험료율은 13.90%로, 건강보험료가 월 10만원이면 장기요양보험료는 1만3900원이 된다. 올해 비율은 13.14%였다.

 

소득 대비 보험료율은 2021년 0.7903%에서 2022년 0.8577%, 2023년 0.9082%로 오른 뒤 2024년과 2025년 0.9182%에 묶였다. 올해 0.9448%로 다시 오른 데 이어 내년에는 1%에 바짝 다가선다.

 

복지부는 장기요양보험 재정이 현재는 안정적이지만 초고령사회 진입으로 돌봄이 필요한 노인이 늘고 지역사회 통합돌봄 확대와 종사자 처우 개선으로 지출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돼 보험료율 인상 필요성이 논의됐다고 설명했다. 2024년과 2025년 2년 동안 장기요양보험 수입은 약 1조3000억원 늘었지만 지출은 약 2조4000억원 늘었다. 다만 국민의 부담 여력도 함께 고려해 인상 폭을 정했다는 것이다.

 

한편 위원회는 보험료 인상만으로는 국민 부담이 과중하다며 국비 지원 확대를 촉구하는 부대의견도 의결했다. 위원회는 결의문에서 “국민의 노후 돌봄에 대한 국가 책임을 강화하기 위하여 장기요양보험법 제58조제1항에 따라 보험료 예상수입의 20% 이상을 국비로 지원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또 정부가 제4차 장기요양기본계획을 세우는 과정에서 가입자와 공급자 위원의 의견이 반영될 논의체를 운영하라고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