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소 사건 피의자신문조서 비공개 위법”... 법원, 공소청에 제동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재판부 “수사기록 이유로 공개 불허 안 돼”
檢보존사무규칙, 정보제한 법적 근거 불가

수사가 종결된 불기소 사건의 피의자신문조서를 수사기록이라는 이유만으로 공개하지 않은 공소청의 처분이 위법하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내부 행정규칙만으로 정보공개를 제한할 수 없으며, 수사기록의 구체적인 내용과 비공개 사유를 개별적으로 따져야 한다는 취지다.

 

부산지법 제1-3행정부(재판장 허준서)는 고소인 A씨가 부산지방공소청 동부지청장을 상대로 제기한 비공개 결정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고 3일 밝혔다.

 

부산지법 제1-3행정부(재판장 허준서)는 고소인 A씨가 부산지방공소청 동부지청장을 상대로 제기한 비공개 결정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 사진은 부산법원종합청사 전경.

A씨는 B씨를 명예훼손과 무고 혐의로 고소했으나, 수사기관은 2024년 8월 증거불충분을 이유로 ‘혐의 없음’ 불기소 처분을 내렸다. 이후 A씨는 수사기관의 판단 근거를 확인하기 위해 올해 1월 관련 수사기록의 열람·등사를 신청했다.

 

그러나 동부지청은 피의자신문조서가 공개되면 수사 업무 수행에 지장을 줄 수 있다며 이를 불허했다. A씨는 이의신청과 행정심판을 제기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자 행정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불기소 처분으로 수사가 이미 종결됐고 관련 형사재판도 진행되지 않는 만큼, 피의자신문조서가 수사기록에 포함돼 있다는 사정만으로 비공개 대상 정보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특히 동부지청이 비공개 근거로 제시한 검찰보존사무규칙에 대해서도 법률의 위임을 받지 않은 행정기관 내부의 사무처리 준칙에 불과해 정보공개를 제한하는 직접적인 법적 근거가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해당 조서에 향후 수사 활동에 지장을 줄 수 있는 수사기법이나 내부 대응 방식이 포함됐다고 볼 만한 사정도 없다고 봤다. 수사가 끝난 사건의 기록이라는 이유만으로 비공개할 것이 아니라 실제 공개로 인해 수사기관의 직무 수행에 구체적인 지장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지를 따져야 한다는 것이다.

 

동부지청은 조서가 공개되면 사건 관계인 사이에 민사소송 등 새로운 법적 분쟁이 발생할 수 있다는 주장을 펼쳤으나, 재판부는 공개된 정보가 권리구제 절차에 활용될 가능성은 정보공개법상 비공개 사유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번 판결은 수사가 종결된 불기소 사건의 기록에 대해 수사기록이라는 형식적 이유만으로 정보공개를 제한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