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방울 대북송금’ 사건과 관련해 제3자 뇌물 혐의 등으로 추가 기소된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에 대해 법원이 공소장의 적법성 여부를 따지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수원지법 형사11부(부장판사 송병훈)는 3일 이 전 부지사의 뇌물공여 등 혐의 사건 10차 공판준비기일을 열고 “공소장 일본주의 위배 여부에 대해 심리하겠다”고 밝혔다. 공소장 일본주의란 검사가 기소할 때 예단을 갖게 할 수 있는 서류나 기타 물건을 제외하고 원칙적으로 공소장 하나만을 제출해야 한다는 법적 규범이다.
재판부는 공소장에 객관적 범행의 구성 요건 외에 여러 정황과 사실관계, 관련자들의 대화 내용이 장황하게 기재돼 있어 법관에게 유죄 심증을 형성하게 할 우려가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전 부지사 측은 그동안 검찰이 수사 과정에서 이른바 ‘진술 세미나’ 등을 통해 이 전 부지사를 회유했다며 “면소 판단이 내려지지 않는다면 공소권 남용에 대해 먼저 심리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공소청은 공소권 남용 및 공소장 일본주의 위배 여부를 판단하는 데 동의하고 내달 초까지 공소 사실에 관한 입증계획서를 제출하기로 했다.
다음 공판준비기일은 내년 1월26일 오전 11시에 진행된다.
한편, 대북송금에 관여(외국환거래법 위반)한 혐의로 징역 7년8개월을 선고받고 수감 중인 이 전 부지사 측은 확정판결을 뒤집을 결정적 증거를 확보했다며 이날 오전 법원에 해당 혐의에 한정해 재심을 청구했다. 재심은 판결이 확정된 사건에 대해 중대한 법률적 하자나 무죄를 입증할 결정적 증거가 새로 발견됐을 때 예외적으로 요구하는 법적 절차다.
변호인단은 기존 유죄 판단을 뒤집을 핵심 증거로 국가정보원 문건, 수사 담당 검사의 통화 녹취, 법무부 감찰 결과, 수원구치소 출정 일지, 금융감독원 자료 등을 제시했다. 과거 수사 과정에서 진술 회유나 사실관계 왜곡이 있었다는 점을 입증하겠다는 취지다.
다만, 이번 청구는 전체 유죄 혐의 중 대북송금과 관련된 외국환거래법 위반으로 한정됐다. 변호인단은 함께 유죄가 선고된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수수 및 증거인멸교사 혐의에 대해서는 서울고검 인권침해점검 태스크포스(TF)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관련 조사가 진행 중인 점을 고려해 향후 별도로 재심을 청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법적으로 재심 청구가 재판 재개를 의미하는 건 아니다. 수원고법은 변호인단이 제출한 신규 자료들이 형사소송법상 재심 요건을 충족하는지를 심리한 뒤 재심 개시를 결정할 예정이다.
앞서 이 전 부지사는 2019년 경기도의 북한 스마트팜 지원 사업비 500만 달러와 당시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방북 비용 300만 달러 등 총 800만 달러를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이 대납하게 한 혐의 등으로 2022년 10월 구속 기소됐다. 지난해 6월 대법원은 총 394만 달러의 불법 송금 혐의를 인정해 징역 7년8개월의 형을 확정했다.
지난 6월에는 국민참여재판을 통해 ‘연어 술파티’ 회유 주장과 관련한 위증 혐의로 1심에서 징역 4개월을 선고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