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왕설래] 北 미사일과 해킹

북한 미사일 개발의 역사는 1960년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처음부터 독자 기술로 출발한 것은 아니다. 1960년대 중후반 소련으로부터 사거리 약 60㎞의 FROG 계열 지대지 로켓을 도입하면서 미사일 운용 경험을 쌓았다. FROG는 탄두는 있지만 유도장치가 없는 무유도 로켓이다. 당시 북한의 미사일 능력은 제한적이었다.

전환점은 1970년대 후반이다. 1973년 제4차 중동전쟁 당시 북한이 이집트에 공군 조종사를 파견한 인연 등으로 소련제 스커드-B 미사일(사거리 300㎞)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이를 역설계해 화성-5형 개발에 나섰다. 1984년 첫 시험발사에 성공했고, 1987년 양산에 돌입했다. 이후 화성-6형 개발로 이어졌다. 이란 등 중동국가에 수출하며 북한은 미사일 수출국으로 변모했다. 1998년 일본 상공을 통과한 대포동 1호는 장거리 로켓 개발 능력을 국제사회에 각인시킨 사건이었다. 이후 핵무기 개발과 결합하면서 북 미사일은 전략적 위협으로 진화했다.



최근 행보는 더욱 우려스럽다. 지난달 31일 전술탄도미사일에 장착할 집속탄두 시험을 진행한 데 이어 이틀 뒤인 2일에는 전략순항미사일에 집속탄두 장착 시험을 했다. 집속탄은 하나의 탄두에서 다수의 자탄을 확산시켜 넓은 지역을 공격하는 무기다. 전술탄도미사일로 수도권을 위협하고, 전략순항미사일로 후방 주요 군사시설까지 타격할 능력을 과시한 셈이다. 미사일의 종류와 탄두를 다양화해 한반도 전역을 사정권에 두려는 의도다.

세계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낸스는 지난달 29일 가상자산 63억달러 상당이 해킹으로 무단 인출됐다고 발표했다. 가상자산 업계 단일 해킹 사건 가운데 역대 최대 규모다. 미국 연방수사국(FBI)은 배후로 북한 정찰총국 산하 정예 해킹 조직 ‘트레이더트레이터’(TraderTraitor)를 지목했다. 지난해 2월 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비트에서 약 15억달러를 탈취한 사건도 동일범 소행으로 규정했다. 미 재무부는 지난해 11월 북한의 사이버범죄 수익이 핵·미사일을 포함한 대량살상무기 개발 자금으로 활용된다고 밝혔다. 이제 북 미사일과 해킹은 동일한 전쟁 수단이며, 안보 위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