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 보며 달리라는 건가”…배달앱 수수료 상한제에 라이더들 ‘생존권 벼랑’

서울에서 시작…인천·경기 등으로 확산
배달비 규제 따른 단가 하락 우려도
국회 계류 법안들 놓고 강하게 반발

배달 애플리케이션(앱)의 수수료 상한제 법안에 반대하는 라이더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서울에서 시작된 릴레이 반대 시위가 인천과 경기 김포 등 수도권 주요 지역으로 확산하고있다. 국회에서 계류 중인 법안들이 현장을 고려하지 않은 '무대뽀  법안'이라는게 이들의 주장이다.

 

배달 애플리케이션의 수수료 상한제 법안을 겨냥한 라이더들의 반대 목소리가 확산하고 있다. 국회에서 계류 중인 법안들을 두고 라이더들은 현장을 고려하지 않은 졸속법안이라며 날을 세운다. 라이더 B씨 본인 제공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날 인천 계양구와 경기 김포시 상가 밀집 지역에서 라이더들이 ‘배달앱 수수료 상한제 결사반대’라고 적힌 피켓을 든 채 1인 시위에 나섰다.

 

비슷한 시각 서울 여의도와 강남, 성동, 관악 등 주요 거점에서도 라이더들의 1인 시위가 이어졌다.

 

앞서 지난달 19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시작된 라이더들의 릴레이 시위는 청와대 돌담길과 성동구청·성북구청, 성신여대 앞 등을 거쳐 지난달 29일 국회 앞까지 이어졌다.

 

이들은 국회 정무위원회에 계류 중인 배달앱 수수료 상한제 법안을 문제 삼으며, 생업을 쪼개면서까지 거리로 나서고 있다.

 

수수료와 배달비 등 관련 비용을 법으로 제한하면 플랫폼이 비용 부담을 조정하는 과정에서 그 여파가 라이더에게 전가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다.

 

라이더들이 특히 걱정하는 것은 배달 단가 하락이다.

 

배달앱 관련 비용 가운데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배달비까지 규제 대상에 포함하면, 플랫폼이 비용을 조정하는 과정에서 라이더에게 지급하는 배달료부터 낮출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인천 계양구에서 시위에 나선 라이더 A씨는 “매달 들어가는 유류비와 오토바이 보험료, 수리비 등 필수 고정비는 그대로”라며 “배달 단가부터 법으로 묶어버리면 당장 적자를 보며 달리라는 소리”라고 토로했다.

 

다만, 음식점의 배달앱 이용 부담을 줄인다는 법안 취지 자체를 문제 삼는 것은 아니라고 라이더들은 말한다.

 

국회 정무위에는 더불어민주당 이강일 의원이 발의한 ‘배달플랫폼 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안’, 같은 당 김남근 의원의 ‘음식배달플랫폼 서비스 이용료 등에 관한 법률안’, 국민의힘 박정훈 의원의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 등 관련 법안 3건이 계류 중이다.

 

이강일 의원안은 중개·결제수수료와 광고비를 15% 이내로 제한하되 배달비에는 별도의 상·하한을 대통령령으로 설정하는 내용이다.

 

김남근 의원안은 영세·소규모 입점업체에 우대 수수료율을 적용하도록 했으며, 박정훈 의원안은 배달비를 포함한 관련 비용의 합계를 주문 매출액의 15% 이내로 제한하는 내용을 담았다.

 

배달 애플리케이션의 수수료 상한제 법안을 겨냥한 라이더들의 반대 목소리가 확산하고 있다. 국회에서 계류 중인 법안들을 두고 라이더들은 현장을 고려하지 않은 졸속법안이라며 날을 세운다. 라이더 C씨 본인 제공

 

법안마다 규제 대상과 방식이 다른 가운데 라이더들은 15%라는 상한선의 근거가 충분하지 않다고 지적한다.

 

국회 정무위 전문위원 검토보고서도 이해 관계자 의견과 부작용 발생 가능성 등을 고려해 신중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15%라는 수치의 실증적 근거가 부족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나아가 라이더들은 배달 단가 하락이 자신들의 소득 감소에 그치지 않고 배달 생태계 전반의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주장한다.

 

유지비를 감당하지 못한 라이더들이 현장을 떠나면 배차 지연과 배달 품질 저하가 발생하고, 결국 배달 매출에 의존하는 음식점에도 타격이 돌아갈 수 있다면서다.

 

경기 김포에서 피켓을 든 라이더 B씨는 “서울에서 시작된 시위가 인천까지 온 건 이 법이 라이더만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라며 “배달 대란이 나면 식당까지 타격을 입어 결국 배달 생태계가 무너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라이더들은 법안이 철회될 때까지 시위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이다.

 

서울 지하철 2호선 강남역 11번 출구 앞에서 1인 시위에 나선 라이더 C씨는 “법안을 심사하는 의원들이 있는 지역마다 찾아가 현장을 외면한 법안은 반드시 철회돼야 한다고 알릴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