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패션 시장에서 보온성과 디자인을 동시에 갖춘 아우터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고급 소재를 활용한 미니멀한 코트부터 발열·단열 기술을 적용한 다운재킷까지 제품군이 다양해지고 있다.
3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여성복 브랜드 구호는 대표 상품인 ‘캐시미어 아이콘 코트’를 앞세워 프리미엄 아우터 시장 공략에 나섰다. 구호는 올해 가을·겨울(FW) 시즌 트렌드로 꼽히는 다크 브라운과 옐로 브라운 색상을 새롭게 선보이고 헤링본과 글렌체크 패턴을 추가했다. 캐시미어 100% 소재에 지블링 가공을 적용해 은은한 광택을 살렸으며, 여유로운 오버핏 실루엣으로 우아하면서도 구조적인 디자인을 강조했다.
영국 런던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공간 디자이너 샬롯 테일러와 협업해 건축적 미니멀리즘을 주제로 한 화보와 영상도 선보였다. 패션과 공간 디자인을 연결해 브랜드가 추구하는 절제된 디자인 철학을 전달한다는 취지다.
남성복 시장에서는 클래식한 디자인에 현대적인 감각을 더한 비즈니스 캐주얼이 주목받고 있다. LF의 TNGT는 정제된 테일러링에 소재와 실루엣의 변화를 더해 2030세대 남성을 공략하고 있다. 올해 1~9월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5% 증가했으며, 지난 9월 기준 2030세대 남성 고객의 매출 비중은 절반을 넘어섰다.
올겨울에는 대표 다운 제품인 ‘티구다’를 리뉴얼하고 울·알파카 혼방 코트 등 겨울 상품군을 확대했다. 출근복과 일상복의 경계를 낮추면서 과하지 않은 디자인으로 개성을 표현하려는 젊은 남성 소비자를 겨냥했다.
아웃도어 업계는 기능성 소재와 볼륨감 있는 실루엣을 결합한 다운 제품을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 K2는 발열 구스다운과 에어로겔·세라믹 특수 안감을 적용한 겨울 다운 ‘솔라스피어’를 출시했다. 태양광을 흡수해 열로 전환하는 충전재와 열 손실을 줄이는 안감을 결합한 것이 특징이다. 풍성한 볼륨감과 간결한 디자인을 적용해 겨울철 야외활동뿐 아니라 일상에서도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룰루레몬은 배우 문가영과 피겨스케이팅 선수 차준환이 참여한 겨울 아우터웨어 캠페인을 공개했다. 프리마로프트의 보온 기술을 적용한 '하이로프트'와 대표 다운 제품 ‘원더 퍼프’ 등을 선보였다. 특히 고어텍스 기술을 접목한 ‘사일런트 타입’ 컬렉션은 한국에서 전 세계 최초로 출시한다. 방수·방풍 기능에 부드러운 촉감과 움직일 때 발생하는 소음을 줄인 설계를 더했다.
운동복과 일상복의 경계를 허무는 흐름도 이어지고 있다. 프로-스펙스는 입체적인 와플 조직과 서로 다른 색상의 배색을 활용한 러닝웨어 ‘듀얼와플 시리즈’를 선보였다. 하프집업과 집업 후드, 리버서블 후드 등으로 구성해 운동할 때뿐 아니라 일상에서도 입을 수 있도록 했다.
스포츠 브랜드의 협업 제품에서는 소재와 디자인의 실험이 두드러진다. 푸마는 디자이너 브랜드 지용킴과 협업한 ‘셀 지오’ 컬렉션을 오는 7일 출시한다. 햇빛에 바랜 듯한 색감과 자연스럽게 낡은 느낌을 살린 소재 가공을 적용해 미래지향적인 신발 실루엣과 대비를 이뤘다.
러닝 시장에서는 기록 향상을 위한 기술 경쟁도 계속되고 있다. 아디다스의 레이싱화 ‘아디제로 아디오스 프로 에보 3’는 올해 주요 세계 마라톤 대회에서 선수들이 착용하며 주목받았다. 평균 무게 97g(남성용 275㎜ 기준)의 초경량 설계와 에너지 반환 성능을 앞세워 전문 러너뿐 아니라 기록 단축을 목표로 하는 일반 소비자들의 관심도 끌고 있다.
한편 패션 상품을 찾는 방식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무신사는 인공지능(AI)을 활용한 트렌드 큐레이션을 겨울 아우터와 뷰티 등 12개 카테고리로 확대했다. 소비자가 직접 최신 유행을 검색하지 않아도 '얼굴 소멸 모자', '꾸안꾸 볼캡' 등 트렌드 키워드를 활용해 상품을 탐색할 수 있도록 한 서비스다. 새로 적용한 10개 카테고리의 필터 이용률은 적용 전보다 평균 14%, 최대 21%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