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입양인 “신분 확인 절차 무시 입양정보 공개 청구도 묵살당해” 추가 불법증거 확인 땐 증액 방침
태어난 지 5개월 만에 미국으로 보내진 해외입양인이 허위 신고를 통해 입양됐다며 국가와 입양기관 등을 상대로 1억원이 넘는 손해배상 소송을 냈다.
서울중앙지법의 모습. 뉴스1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부산지부는 3일 서초구 서울중앙지법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해외입양인 이미래씨가 국가와 서울시, 입양기관인 동방사회복지회 등을 상대로 1억6000만원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이씨 측은 추후 입양기관 등의 불법행위를 입증할 추가 증거가 드러나면 청구액을 증액할 계획이다.
이씨는 1976년 서울 종로구의 한 의원에서 태어나 나흘 뒤 입양기관인 동방사회복지회에 인계됐다.
이씨 측은 당시 입양기관이 병원 출생 기록과 이씨를 인계한 의사 등 친생부모를 확인할 단서가 있었는데도, 적법한 입양 동의 여부를 확인하지 않은 채 이씨를 길거리에서 발견된 아동으로 허위 신고하고 고아 호적을 만들었다고 주장한다. 이후 이씨는 태어난 지 5개월 만에 미국으로 입양됐다.
이씨 측은 “서울시는 입양기관에 신생아 인수 경위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후견인을 지정했으며, 국가는 아동의 신분과 가족관계를 단절시키는 대리입양 방식을 방치한 채 출국을 승인했다”고 주장했다.
이씨 측에 따르면 성인이 된 후인 1998년 친부모를 찾기 위해 한국의 입양기관을 방문했으나, 기관은 더 이상 정보가 없다며 관련 서류를 공개하지 않았다. 이씨 측은 “아동권리보장원에 여러 차례 입양정보 공개를 청구했으나 제대로 된 답변을 받지 못했다”며 입양 과정의 불법행위와 기록 은폐 등을 이유로 입양된 지 약 50년 만에 소송을 제기할 수 있게 됐다고 했다.
이씨는 기자회견에서 “이번 소송은 당시 무슨 일이 있었는지, 누가 책임을 져야 하는지 규명하고 제가 겪은 권리 침해에 대해 법적 인정을 구하기 위한 것”이라며 “저는 한국의 해외 입양 역사 속 수많은 사례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