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도 늦더위 열흘 뒤 9도대로 ‘뚝’… 롤러코스터 탄 10월 날씨

평균기온 15.8도, 역대 5위
나흘 새 10도 급락
초순 비 0.5㎜… 이후 2∼3일마다 비

서울 낮 기온이 30도를 넘긴 지 열흘 만에 전국 평균기온이 9도대로 떨어졌다. 올해 10월은 한 달 사이 늦더위와 급격한 추위가 번갈아 찾아왔다. 월 평균기온은 15.8도로 1973년 이후 다섯 번째로 높았다.

 

기상청은 이같은 내용을 담은 ‘2026년 10월 기후특성’을 4일 발표했다.

 

전국이 대체로 흐리고 곳곳에 비가 내리는 지난 1일 서울 종로구 경복궁에서 외국인 관광객들이 우산을 쓴 채 궁궐을 둘러보고 있다. 뉴스1

10월 평균기온은 평년(14.3도)보다 1.5도 높았다. 역대 가장 더웠던 지난해(16.6도)보다는 0.8도 낮았다.

 

중순이 특히 더웠다. 8일쯤부터 한반도 상층에 고기압성 순환이 발달·정체하면서 따뜻한 공기가 유입된 영향이다. 10∼13일과 16∼20일 두 차례 고온이 이어졌다. 중순 전국 평균기온은 17.9도로 평년보다 3.5도 높았다. 같은 기간 기준 역대 2위다.

 

12일에는 서울 일최고기온이 30.1도까지 올랐다. 서울의 10월 최고기록(1913년 10월 3일)과 같은 값이다. 같은 날 대전(31.5도)·정읍(31.1도)은 10월 최고기록을 새로 썼다. 안동(29.0도)과 구미(30.0도)는 역대 최고기록과 같았다.

 

하순에는 기온이 급변했다. 20일쯤부터 북유럽∼우랄산맥 부근에 블로킹(대기 흐름이 막혀 고기압이 한자리에 머무는 현상)이 강하게 발달하면서 찬 공기가 빠르게 남하했다.

 

전국 평균기온은 18일 19.8도에서 22일 9.8도로 나흘 만에 10.0도 떨어졌다. 25일 16.9도로 올랐다가 28일 8.1도로 다시 내려갔다.

 

한 달 중 전국 일평균기온이 가장 높았던 날(12일 22.1도)과 가장 낮았던 날(28일 8.1도)의 차이는 14.0도였다. 1973년 이후 네 번째로 큰 폭이다.

 

완연한 가을 날씨를 보인 3일 대구 수성구 대구스타디움 광장에 단풍이 붉게 물들어 있다. 뉴시스

강수도 시기별로 극명하게 갈렸다. 10월 전국 강수량은 108.5㎜로 평년(63.0㎜)의 1.7배가량이었다. 2024년(115.8㎜), 2025년(173.3㎜)에 이어 3년 연속 평년보다 많았다.

 

그러나 초순 강수량은 0.5㎜에 그쳤다. 같은 기간 기준 역대 세 번째로 적었다. 초순 상대습도도 65%로 역대 가장 낮았다.

 

반면 중순과 하순에는 강수일수가 각각 3.7일, 4.3일이었다. 2∼3일에 한 번꼴로 비가 내린 것이다.

 

기상청은 중·하순 잦은 비의 원인으로 엘니뇨를 꼽았다. 열대 서태평양의 대류 활동이 억제되면서 한반도 남동쪽에 고기압성 순환이 발달했다는 분석이다. 이 고기압 가장자리를 따라 들어온 따뜻하고 습한 공기가 북쪽의 찬 공기와 만나 비구름이 자주 발달했다는 설명이다.

 

23∼26일에는 제30호 태풍 ‘참피’가 대만∼일본 규슈 부근으로 이동하며 많은 수증기를 끌어올렸다. 충청 이남을 중심으로 장시간 비가 이어졌다. 참피는 1951년 관측 이래 가장 늦게 우리나라에 영향을 준 태풍으로 기록됐다.

 

완연한 가을 날씨를 보인 3일 전북 전주시 전주천변에서 시민들이 가을 정취를 느끼고 있다. 뉴스1

비가 많았지만 가뭄은 이어졌다. 최근 6개월 누적강수량이 평년의 77.3%에 머물러 여름철 강수 부족의 영향이 남았다.

 

10월 전국 기상가뭄 발생일수는 18.5일로 1974년 이후 네 번째로 많았다. 전북(26.1일), 전남·광주(22.8일), 경북(21.2일), 수도권(20.3일) 순으로 많았다.

 

한반도 주변 해역의 10월 평균 해수면 온도는 22.7도였다. 최근 10년 중 세 번째로 높았다. 동해는 23.4도로 최근 10년 중 가장 높았다.

 

이미선 기상청장은 “올해 10월은 급격한 날씨 변화를 보이며 한 달 내에서 기온과 강수 특성이 큰 변동을 보였다”며 “11월부터 추위, 대설 등 겨울철 위험기상에 대비할 수 있도록 방재 기관과 긴밀하게 협력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