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졸중 환자가 기억해야 할 식탁 5원칙 [김태정의 진료실은 오늘도 맑음]

“앞으로 무엇을 먹어야 하나요?”

한 번 크게 아프고 나면 평소 아무렇지 않게 먹던 음식도 걱정스럽다. 많은 환자가 퇴원을 앞두고 예전처럼 먹다가 다시 뇌졸중이 생기지는 않을지, 무엇을 먹고 무엇을 피해야 할지 막막해한다. 실제로 식습관은 혈압과 혈당, 체중, 혈중 지질에 영향을 미치는 만큼 질병에 영향을 끼치는 것이 사실이다. 고혈압·당뇨병·고지혈증·비만 등이 식습관·생활습관과 밀접하고, 이는 결국 뇌졸중으로도 연결된다. 환자들에게 조언하는 ‘퇴원 후 기억해야 할 식생활 원칙’은 크게 다섯 가지다.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첫째, 싱겁게 먹는 습관이다. 소금 섭취를 하루 5g가량 줄이면 수축기 혈압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결국 소금을 많이 섭취하면 혈압이 올라가고 이는 뇌졸중 위험을 높일 수 있다. 문제는 우리가 즐겨 먹는 음식에 생각보다 많은 소금이 들어 있다는 점이다. 라면이나 국수, 찌개처럼 국물 음식은 특히 주의해야 한다. 국물을 남기는 것만으로도 나트륨 섭취를 상당 부분 줄일 수 있다. 소금 대신 식초·레몬·파·마늘·참기름 등 다양한 맛을 활용하고, 저염 간장이나 저염 된장을 선택하는 것도 방법이다. 가공식품과 즉석식품을 줄이는 것도 중요하다.



둘째, 혈당을 급격히 올리는 식사를 피해야 한다. 흰밥이나 떡, 흰빵처럼 정제된 탄수화물은 혈당을 빠르게 높일 수 있다. 중요한 것은 단순히 ‘단 음식을 먹지 않는 것’이 아니다. 어떤 탄수화물을 얼마나 먹는지가 함께 고려돼야 한다. 흰쌀과 정제 곡물의 비중을 줄이고 현미·통밀 등 덜 정제된 곡물을 적절히 활용하면 혈당 관리에 도움이 된다. 당뇨병이 있다면 식사량과 탄수화물 섭취를 더욱 세심하게 관리해야 한다.

셋째는 채소와 과일을 충분히 먹는 것이다. 채소와 과일에는 식이섬유와 비타민, 엽산, 카로티노이드 등 다양한 영양소가 들어 있다. 이들 식품은 혈압과 혈중 지질 관리, 항산화 작용 등에 도움을 줄 수 있어 뇌졸중 위험을 낮추는 건강한 식단의 기본이 된다. 한두 가지 식품을 집중적으로 먹기보다는 여러 색깔의 채소와 과일을 매일 골고루 섭취하는 것이 좋다. 다만 당뇨병이 있는 환자는 과일 역시 한꺼번에 지나치게 많이 먹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넷째, 회복에 필요한 양질의 단백질과 좋은 지방을 챙겨야 한다. 뇌졸중 이후에는 근육 손실을 줄이고 재활을 돕기 위해 적절한 단백질 섭취가 중요하다. 육류에만 의존하기보다는 생선·달걀·콩·두부 등 다양한 단백질 식품을 골고루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특히 등푸른생선은 단백질과 함께 오메가-3 지방산을 섭취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지방도 무조건 피할 것이 아니라 포화지방 섭취는 줄이고 올리브오일이나 견과류 등 불포화지방이 풍부한 식품을 적절히 선택하는 것이 좋다.

마지막으로 ‘무심코 먹는 음식’을 줄여야 한다. 음료와 간식, 가공식품이 대표적이다. 탄산음료와 가당음료는 불필요한 당 섭취를 늘리고 체중과 혈당 관리에도 부담을 줄 수 있다. 포장된 식품을 구입할 때는 영양성분표를 살펴 나트륨과 당류, 포화지방 함량을 비교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다. 결국 가장 좋은 방법은 가능한 한 신선한 식재료를 이용해 단순하게 조리해 먹는 것이다.

오늘 무엇을 먹느냐는 아주 작은 선택처럼 보인다. 하지만 그 선택이 매일 반복되면 혈관의 미래를 바꿀 수 있다. 건강한 식습관은 어느 날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매 끼니의 선택이 쌓여 만들어진다. 뇌졸중을 예방하고 재발을 막는 가장 현실적인 시작은 결국 하루 세 번 마주하는 식탁이다.

 

김태정 서울대병원 신경과·중환자의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