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프로축구서 발생한 비극…골키퍼와 충돌한 공격수 사망

스페인 프로축구 경기 도중 상대 골키퍼와 충돌한 공격수가 병원으로 이송된 뒤 사망하는 충격적인 사고가 발생했다. 해당 골키퍼는 관중들의 비난과 온라인상 악성 메시지에 시달리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을 폐쇄했다.

 

영국 스카이뉴스와 스페인 일간 엘파이스 등에 따르면 스페인 2부리그 CD 테네리페 소속 공격수 헤수스 데 미겔(30)이 지난 2일(현지시간) FC 안도라와의 경기에서 상대 골키퍼 헤수스 오워노(25)와 충돌한 뒤 의식을 잃었다.

 

사고는 경기 종료 직전인 후반 추가시간 6분께 발생했다. 당시 양 팀은 2대2로 맞서고 있었다. 안도라 골키퍼 오워노는 상대 진영에서 넘어온 공을 처리하기 위해 페널티지역을 벗어나 하프라인 부근까지 달려 나왔다. 공을 향해 뛰던 데 미겔과 맞닥뜨린 오워노는 높은 자세로 다리를 뻗었고, 그의 무릎이 데 미겔의 가슴 부위를 강하게 가격했다.

경기 도중 상대 골키퍼와 충돌해 사망한 헤수스 데 미겔. 연합뉴스

데 미겔은 충돌 직후 가슴을 움켜쥐며 쓰러졌다. 현장 의료진이 응급처치에 나섰으며, 그는 이송 과정에서 심폐정지를 일으켜 심폐소생술을 받았다. 이후 병원 중환자실에서 치료받았지만 상태가 악화했고, 3일 오전 8시 끝내 사망했다.

 

테네리페 구단은 성명을 통해 “믿을 수 없을 만큼 큰 슬픔 속에서 헤수스 데 미겔 알라메다의 사망을 알린다”며 유가족과 지인들에게 애도를 표했다.

 

사고 당시 오워노는 주심으로부터 곧바로 레드 카드를 받았다. 심판 보고서에는 공을 다투는 과정에서 과도한 힘을 사용해 상대 선수에게 높은 다리로 강하게 충돌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경기는 양 팀 선수들이 쓰러진 데 미겔을 돕기 위해 모여들면서 중단됐다.

 

사고 이후 오워노를 향한 비난도 이어졌다. 일부 관중은 경기장에서 그에게 ‘살인자’라고 외쳤으며, SNS에는 비난과 위협성 메시지가 쏟아졌다. 결국 오워노는 인스타그램 계정을 비활성화했다.

 

스페인 언론에 따르면 오워노 역시 이번 사고로 큰 충격을 받은 상태다. 그는 “고의로 상대 선수를 다치게 할 의도가 절대 없었다”는 입장을 주변에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FC 안도라 측도 사고 당시 고의성이 없었다고 강조했다. 오워노는 적절한 시점에 유가족을 직접 찾아 사과할 뜻도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스페인 경찰은 데 미겔의 사망과 관련해 수사에 착수했다. 스페인에서는 자연사가 아닌 사망 사건이 발생하면 사고 여부와 관계없이 사법당국이 경위를 확인한다. 현지 검찰은 축구 경기 중 발생한 충돌이라는 점에서 형사처벌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당시 경기 영상과 현장 의료진의 진술 등을 확인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