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드는 시간 들쑥날쑥하면 심혈관질환 위험↑…수면 규칙성 중요성 확인

美 연구팀 “불규칙한 수면, 심혈관질환 위험 20~23% 높아”
“수면 시간 변동 폭 29분 커질 때 위험 24%↑…규칙성 중요”
밤에 잠자리에 들고 아침에 일어나는 시각과 수면 시간 길이가 밤마다 달라지는 사람은 심혈관질환 위험이 높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게티이미지뱅크

매일 잠드는 시간과 일어나는 시간이 불규칙하면 심근경색이나 심부전 등 심혈관질환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충분한 수면 시간을 확보하는 것뿐 아니라 일정한 시간에 자고 일어나는 습관도 심장 건강을 지키는 데 중요한 요소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미국심장협회(AHA)는 4일 보스턴 어린이병원·하버드 의대 응우옌 민 투언 비엣 박사 연구팀이 미국 성인 1만여명의 수면 및 의료 데이터를 분석해 수면 규칙성과 심혈관질환 위험 사이의 연관성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미국 국립보건원(NIH)의 ‘올 오브 어스(All of Us)’ 연구에 참여한 성인 1만362명의 데이터를 분석했다. 이 연구는 유전자와 생활 습관, 환경적 요인 등을 종합해 개인별 예방·치료법을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연구팀은 참가자들이 착용형 기기인 ‘핏비트’(Fitbit)로 기록한 수면 자료 101만7812건을 활용해 수면 시간과 질, 규칙성, 취침 시점 등을 평가했다. 이후 중앙값 기준 3.7년간 참가자들의 심근경색과 심부전, 뇌졸중 등 심혈관질환 발생 여부를 추적 관찰했다.

 

분석 결과 취침·기상 시각의 변동 폭이 클수록 심근경색과 심부전, 허혈성 뇌졸중, 심근병증 등 중증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이 20~23%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수면 시간의 변동성도 질환 위험과 관련이 있었다. 밤마다 수면 시간의 차이가 29분 커질수록 심혈관질환 위험은 24% 높아졌다. 특히 심근병증 위험은 29%, 심부전 위험은 20%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수면 시간이나 취침 시각뿐 아니라 수면 단계가 반복되는 양상도 심혈관질환과 연관성을 보였다. 연구팀은 얕은 수면과 깊은 수면, 렘수면(REM sleep)이 반복되는 횟수와 각 수면 주기의 간격, 수면 단계가 바뀌는 빈도 등을 분석했다.

 

그 결과 밤마다 완전한 수면 주기를 더 많이 경험한 사람은 심방 부정맥 위험이 28% 낮았다. 반면 한 수면 주기가 끝난 뒤 다음 수면 주기가 끝날 때까지 걸리는 시간이 길수록 급성 심근경색과 허혈성 뇌졸중 위험은 55%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번 분석에서 수면 규칙성이 수면 시간 자체보다 더 다양한 심장대사질환 위험 요인과 관련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충분히 자는 것과 함께 매일 일정한 시간에 잠자리에 들고 일어나는 습관도 심혈관 건강 관리에서 고려해야 할 요소라는 것이다.

 

다만 이번 연구는 수면 습관과 질환 발생 사이의 연관성을 살펴본 관찰연구로, 불규칙한 수면이 심혈관질환을 직접 일으킨다는 인과관계를 입증한 것은 아니다.

 

비엣 박사는 “주말이나 교대 근무 등으로 수면이 불규칙해지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습관은 심장 건강에 좋지 않을 수 있다”며 “수면의 질은 통제할 수 없지만 일정한 시간에 자고 일어나는 습관은 어느 정도 조절이 가능한 요소”라고 말했다.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컬럼비아대 어빙 메디컬센터의 마리피에르 생통주 교수도 수면 규칙성과 심혈관질환 위험 사이의 인과관계가 확인된 것은 아니라는 점을 짚었다. 그러면서 수면 시간과 규칙성은 심장질환 위험과 관련해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경우가 많다며 이번 연구가 수면 개선을 위한 또 하나의 접근법을 제시한다고 평가했다.

 

연구 결과는 오는 6~9일 미국 시카고에서 열리는 미국심장협회 연례 학술대회(AHA Scientific Sessions 2026)에서 발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