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적 듣고 나와보니 창문 밖으로 불길이”…장위동 봉제공장 화재 현장

“자동차 경적 소리가 들려 밖으로 나가보니 창문 밖으로 불길이 치솟고 있었어요.”

 

3일 밤 서울 성북구 장위동의 한 건물에서는 불이 나 50대 남성 1명이 사망했다. 4일 건물 인근에서 만난 상인 박모씨는 전날 밤 화재 당시를 이렇게 기억했다. 3층짜리 건물 2층 창문에서는 불길이 솟구쳤고, 인도에는 깨진 유리 조각들이 흩어져 있었다. 이 건물에서 봉제공장을 운영하던 사망자의 가족도 맨발로 뛰쳐나왔다고 했다.

 

건물에는 불길이 휩쓸고 간 흔적이 선명했다. 불이 시작된 2층은 창문이 모두 깨져 내부가 훤히 드러났고, 3층은 외벽이 검게 그을렸다. 1층 카페 위쪽에도 불에 탄 조명 잔해가 그대로 남아 있었다.

 

불이 난 봉제공장은 부부가 오랫동안 운영해 온 곳으로 전해졌다. 박씨는 숨진 남성을 종종 가게에 들러 담배를 사 가던 손님으로 기억했다. 그는 “조용하고 점잖은 분이었다”며 안타까워했다. 인근 주민들에 따르면 건물 3층에는 숨진 남성의 가족이 거주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장위동은 1980년대부터 의류 제조업체들이 밀집해 동대문 패션산업의 배후 생산기지 역할을 해 온 지역이다. 2006년 장위동 일대는 장위재정비촉진지구로 지정된 이후 곳곳에서 재개발이 진행 중이며, 화재가 발생한 건물도 재개발 구역에 포함돼 있다. 이 건물 1층에서 13년간 카페를 운영해 온 상인 역시 숨진 남성을 장위동 일대에서 오랫동안 봉제공장을 운영해 온 사람으로 기억했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불은 지난 3일 오후 10시39분쯤 건물 2층 봉제공장에서 시작됐다. 당시 2층에 있던 50대 남성 1명이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옮겨졌지만 숨졌다. 건물에 있던 주민 4명 중 1명은 스스로 대피했고, 3명은 소방당국에 구조됐다. 불은 약 1시간 만인 오후 11시42분쯤 완전히 꺼졌다.

 

서울 종암경찰서는 방화 가능성을 포함해 정확한 화재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