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합지 곳곳 대선급 투표 열기… 일부 투표소 주방위군 배치 [美 중간선거]

사전투표 6000만명 육박 ‘후끈’
‘민심 바로미터’ 버지니아주도
4년 전보다 투표자 66% 증가

총기난사·폭탄테러 위협 소동도
법무부, 역대 최대 감시관 투입
민주당, 주방위군 동원해 맞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한 찬반투표와 다름없는 이번 미국 중간선거의 투표 열기는 유독 뜨거웠다. 일부 투표소엔 주방위군이 동원돼 투표 감시에 나서는 등 팽팽한 긴장감도 감돌았다.

3일(현지시간) 미 중간선거에서 집계된 사전투표는 총 6000만명에 육박한 가운데, 뉴욕타임스(NYT)는 사실상 모든 상원 경합지에서 사전투표 규모가 4년 전 중간선거 수준을 넘어섰다고 보도했다.

 

딸과 함께 투표장으로 미국 중간선거가 치러진 3일(현지시간) 워싱턴의 한 투표소에서 유권자가 투표를 하고 있다. 투표소를 함께 찾은 3세 딸이 궁금한 듯 어머니가 투표하는 모습을 엿보고 있다. 워싱턴=AP연합뉴스

경합지 중 한 곳인 텍사스에서 인구가 많은 해리스카운티는 미 동부시간 기준 오후 3시 기준 약 18만명이 투표했다. 이는 2024년 대선 같은 시각의 투표 규모(약 20만명) 수준이다.



또 다른 경합지로 분류된 오하이오주 역시 인구가 많은 프랭클린카운티와 해밀턴카운티의 경우 투표 규모가 2022년 중간선거보다 상당히 늘어났으며, 2024년 대선 당시의 투표 규모와 비슷했다. 통상적으로 중간선거 투표율이 대선보다 낮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례적인 상황이다.

상원의원과 주지사 선거 경합지인 조지아주에서도 이미 중간선거 사상 최다인 약 280만명이 사전투표를 마쳤고, 본투표에도 120만명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브래드 래펀스버거 주 국무장관이 기자회견에서 밝혔다.

미 중간선거의 최다 투표자 기록은 도널드 트럼프 1기 행정부 시절인 2018년 중간선거로, 약 1억2000만명이다. 이번 중간선거가 2018년의 기록을 깰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민심의 바로미터’로 여겨지는 버지니아주에서도 4년 전 중간선거 당시보다 66% 많은 164만7097명의 사람들이 사전투표를 했다. 북부 버지니아는 워싱턴과 가까워 미국의 ‘수도권’ 민심을 반영하지만, 남부는 미국의 전형적인 농촌·교외 지역으로 공화당 지지세도 상당해 종합적으로는 전국 민심의 변화를 반영하는 경향이 있다. 이를 반영하듯, 적지 않은 사람들이 공식적으로 공휴일이 아닌 이날 오전부터 저녁까지 투표소를 찾았다. 퇴근 시간인 오후 4시가 지나자 더 많은 이들이 투표를 위해 모여들었다.

민주당 지지성향이 강한 북부 버지니아 페어팩스카운티 투표소에서 만난 사람들도 민주당 후보에 투표했다는 답변을 하는 이들이 많았다. 페어팩스카운티 우드번초등학교에 마련된 투표소에서 만난 민주당 지지자 제니퍼(55)는 “지난 2년간 벌어진 모든 일을 투표로 심판해야 한다”며 인플레이션, 유가 상승, 행정부의 도덕적 해이 등 모든 측면에서 미국이 지난 2년간 후퇴했다고 지적했다.

반면 이날 투표소 앞 공화당원 부스 앞에도 꾸준히 시민들이 다녀갔다. 센터빌 도서관 투표소 앞 공화당 부스에서 만난 팀은 “트럼프 행정부가 이란 전쟁, 경제 등에서 잘했다고 할 수 없지만, 나는 꾸준히 공화당원이었다”고 밝혔다.

미국 중간 선거일인 3일(현지 시간) 텍사스주 댈러스 유권자들이 공공도서관에 마련된 투표소 앞에서 투표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AP연합뉴스

대체로 원만하게 투표가 진행됐지만 몇몇 지역에서는 투표기에 이상이 발견되는 등 일부 차질이 빚어지기도 했다. NYT에 따르면 뉴욕주에서는 일부 투표기가 투표용지를 인식하지 못하는 문제가 발생했다. 이에 따라 유권자들은 투표용지를 투표기에 넣는 대신, 별도의 봉투에 넣어 제출하도록 안내받았다. 버지니아와 오하이오에선 각각 투표소에 총기난사 위협과 폭탄테러 위협 전화가 걸려 와 경찰이 출동하는 등 소동이 빚어지기도 했다.

트럼프 행정부와 민주당은 선거 당일에도 첨예한 ‘기싸움’을 벌였다. 미 법무부는 이날 일찍 보도자료를 내고 선거의 공정성 보장이 법무부의 사명이라며 약 1000명으로 이뤄진 감시관과 참관인을 배치하는 등 사상 최대 규모의 선거 감시활동을 벌인다고 밝혔다.

이번 정부 감시단 투입 규모는 2022년 중간선거 때의 3배 규모로 알려졌다. 특히 이번 법무부의 조치는 트럼프 대통령이 짙은 패색 속에 부정선거 가능성을 거듭 거론하는 가운데 이뤄졌다.

이에 민주당 소속 주지사가 있는 주에서는 주방위군을 투입하며 맞불 감시에 나섰다. 민주당 소속인 밥 퍼거슨 워싱턴주지사는 주 내 7개 카운티에 주방위군 100여명을 투입해 선거 감시에 나섰다.

민주당 소속 주지사가 있는 노스캐롤라이나주에서도 주방위군이 선거 모니터링을 실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