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법 형사2-1부(재판장 백승엽)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1심과 같은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한 것은 과거 대선 후보 시절의 발언들이 ‘선거인의 관점에서 명백한 허위사실 공표에 해당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4일 윤 전 대통령에 대한 공직선거법 위반 항소심 선고 공판의 쟁점은 문제가 된 발언을 ‘적극적인 고의가 없다면 허위사실 공표로 처벌할 수 없는 토론회에서의 발언’으로 볼 수 있는지, 윤 전 대통령의 발언이 허위사실 공표에 해당하는지, 양형이 부당한지 등 크게 세 가지였다.
윤 전 대통령 측은 이 사건에 “토론회의 주제나 맥락과 관계없이 일방적으로 허위의 사실을 알리려는 의도에서 적극적으로 허위사실을 공표 표명한 것이라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로 처벌할 수 없다는 취지의 2020년 대법원 판례를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재판부는 “후보자 토론회와는 전혀 다른 성격의 기자들과 문답 내지 인터뷰에서 피고인이 한 발언이 문제 된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는 그 명칭이 토론회이기는 하지만 피고인만이 후보자로 초청되고 패널들의 질의에 피고인이 답변하는 형식이었다”며 “전성배 관련 발언이 있었던 불교리더스포럼 직후 인터뷰도 기자들의 질문에 대해서 답변을 하는 형식이었다”고 설명했다.
윤 전 대통령 측은 2021년 12월 관훈클럽 토론회에서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에게 변호사를 소개한 적이 없다고 한 발언에 대해 실제 소개 주체는 윤대진 전 검사장이었다고 주장했다. 또한 2012년 인터뷰에서 자신이 이남석 변호사를 소개했다고 말한 것은 당시 검찰과 경찰의 갈등 상황에서 권력형 비리사건 수사를 담당하고 있던 윤 전 검사장을 보호하고 수사기관 사이 갈등을 피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항변했다.
2022년 1월 불교리더스포럼 인터뷰에서 건진법사 전성배씨를 당 관계자로부터 소개받았을 뿐 배우자와 함께 만난 적이 없다는 취지로 답한 부분에 대해서도 허위사실 공표에 해당한다고 결론 내렸다. 윤 전 대통령 부부가 과거 코바나컨텐츠 고문 활동 등을 통해 전씨와 여러 차례 만났던 사실이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재판부는 “설령 피고인이 대하빌딩에서 배우자와 같이 만났는지를 묻는 질문으로 잘못 인식하고 그건 아니라고 답변을 했다고 하더라도 표현의 의미는 그 표현이 선거인에게 주는 전체적인 인상을 기준으로 판단해야 하고, 표현한 사람의 내심의 의도 등 주관적 사정에 따라 그 표현의 객관적 의미가 좌우된다고 할 수 없다는 것이 대법원의 일관된 판례”라고 판시했다.
양형부당 주장도 배척했다.
재판부는 “공직선거법 위반죄에 대한 양형을 함에 있어서 재판 결과에 따라 당선무효 등 중대한 불이익이 가해진다는 점에 지나치게 큰 비중을 둬 고려하게 되는 경우에는 정치의 영역에서 입법 재량을 통해 해결해야 할 문제를 법치의 영역에서 해결해야 하는 결과가 되어 유무죄 판단이나 양형 판단은 왜곡될 소지가 있다”고 일축했다. 특히 “2022년 1월 초순경 더불어민주당이 추천한 대통령 선거 후보자와 지지율 격차가 벌어졌다가 다시 전성배 관련 발언을 할 당시에는 오차 범위 내로 좁혀진 상태였다는 점에서 그 파급 효과가 작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