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반그룹, 한진칼 최대주주에 올랐다… 경영권 변수로 부상

호반, 지분율 20.69%로 확대
조원태 측 지분 0.11%P 추월

한진측 “우호 지분 46% 넘어
경영권 방어엔 전혀 문제 없어”
12월 최대주주 지위 탈환 전망

호반 경영권 영향력 행사 주목
산은 지분 매각도 향후 변수로

호반그룹이 한진그룹 지주회사인 한진칼 지분을 추가 매입하며 최대주주에 올랐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측 지분을 근소한 차이로 추월하면서 그동안 잠재적인 갈등 요인으로 거론돼 온 한진그룹 경영권 문제가 다시 불거지고 있다. 조 회장이 다음 달 추가 지분 매입을 통해 최대주주 지위를 되찾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호반그룹이 이사회 진입을 추진하는 등 경영에 참여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진칼은 4일 최대주주가 조원태 회장 외 18인에서 호반건설 외 3인으로 변경됐다고 공시했다. 호반그룹의 한진칼 보유 지분은 20.69%(1381만4053주)로 조 회장 및 특수관계인 지분 20.58%(1373만8919주)를 0.11%포인트 웃돌았다. 호반그룹 계열사인 호반산업이 한진칼 보유 주식을 기존 11만2145주에서 47만1524주로 확대하며 조 회장 측을 넘어선 것이다.



호반그룹은 2022년 한진그룹 경영권 분쟁에 참여했던 사모펀드 운용사 KCGI의 한진칼 지분을 인수한 뒤 계열사를 통해 지분을 꾸준히 확대해 왔다.

다만 최대주주가 바뀌더라도 당장 경영권 구도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한진그룹 측은 조 회장 측 지분 외에도 델타항공(14.90%)과 산업은행(10.58%) 등 우호주주로 분류되는 주요 주주들이 있어 경영권 방어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이들 지분을 조 회장 측 지분과 단순 합산하면 46%를 넘는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통화에서 “호반그룹이 최대주주가 된 것은 조 회장 및 특수관계인보다 지분율이 0.11%포인트 높아졌다는 의미일 뿐 한진칼의 우호지분까지 고려하면 경영권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또 조 회장이 지난 2일 한진칼 주식 32만5000주를 370억5000만원에 추가 취득하는 계약을 체결한 만큼, 예정대로 매입이 완료되면 최대주주 지위도 되찾을 전망이다. 거래는 다음 달 3일부터 내년 1월 1일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산업계에선 호반그룹의 향후 행보에 주목하고 있다. 호반그룹은 한진칼 지분 보유 목적을 ‘단순투자’라고 밝혔지만, 조 회장 측 지분율을 넘어설 때까지 주식을 사들인 배경을 놓고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

건설과 부동산 개발을 주력으로 하는 호반그룹이 항공·관광·물류 분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려는 행보라는 관측과 함께, 주요 주주로서 영향력을 확대하거나 수익을 극대화하려는 투자 전략이란 해석도 나온다.

반면에 이사회 구성이나 주주총회 의결권 구도에 변화를 줘 경영권에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적극적인 행보라는 시각도 있다. 호반건설은 지난해 한진칼 주주총회에서 이사 보수 한도 확대 안건에 반대표를 행사한 바 있다. 호반그룹의 지분 확대와 경영 간섭 움직임에 맞서 한진칼 경영진은 올해 3월 정기 주총에서 공개적으로 경계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호반이 향후 이사 후보 추천 등 적극적으로 주주권 행사에 나설 경우 한진칼 경영진과의 갈등이 본격화될 수 있다.

산업은행이 확보한 한진칼 지분 10.58%도 중장기적인 변수로 꼽힌다. 산업은행은 2020년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지원하는 과정에서 한진칼 지분을 확보했는데, 올해 말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의 통합과 내년 초 저비용항공사(LCC) 통합 작업이 각각 마무리되면 지분 처분 문제가 논의될 가능성이 있다.

산업은행은 한동안 한진칼 지분을 매각할 계획이 없다는 입장이다. 산업은행이 보유 지분을 처분할 경우 매각 대상과 방식에 따라 한진칼의 지배구조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조 회장 측 우호세력에 매각하면 현 경영진에 대한 특혜 논란이, 호반그룹에 매각하면 국책은행이 경영권 분쟁에 개입한다는 논란이 제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산업은행은 최근 한진칼 경영권을 둘러싼 갈등이 다시 불거지자 “항공산업 구조개편이 마무리되기 전까지 매각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