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파면 셈법 달라졌다…美민주 알래스카주 승리 땐 ‘공화 12표’

美민주 압승에 트럼프 탄핵 셈법도 변화

알래스카주·미시시피주 초접전…당선자 확정 아직
美 민주당 상원 54석…최대 56석까지 확보 가능
지난 6월 공화당 12명 예산 표결서 이탈 전례

미국 민주당이 3일(현지시간) 중간선거에서 상·하원 다수당 지위를 탈환하면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을 둘러싼 의회 내 표 계산도 달라졌다. 민주당이 알래스카주 상원 선거에서 승리하면 공화당에서 12표만 이탈해도 트럼프 대통령 파면에 필요한 정족수를 채울 수 있게 된다.

 

지난 3일(현지시간) 미국 중간선거 당일 밤 워싱턴DC의 연방의회 의사당(왼쪽)과 1일 캔자스주 설라이나 지역공항에서 열린 유세에서 연설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두 사진을 인공지능(AI)을 활용해 합성했다. AFP·AP연합뉴스

4일 미국 ABC방송 등에 따르면 민주당은 상원 100석 중 54석을 확보했다. 공화당은 44석을 차지했으며, 알래스카와 미시시피 2곳은 아직 당선자가 확정되지 않았다.

 

알래스카주에서는 미국 동부시간 4일 오전 9시(한국시간 4일 오후 11시) 기준 개표율 77%를 기록했다. 민주당 메리 펠톨라 후보가 48.2%를 얻어 공화당 댄 설리번 현역 의원(47.9%)을 근소하게 앞섰다.

 

미시시피주에서도 초접전이 벌어지고 있다. 미국 동부시간 4일 낮 12시(한국시간 5일 오전 2시) 기준 개표율 95.7%로, 민주당 스콧 콜롬 후보가 공화당 신디 하이드스미스 현역 의원을 불과 43표 차이로 앞섰다. 남은 표는 약 4만3000표다.

 

미국 헌법상 대통령 탄핵소추안은 하원 과반수 찬성으로 가결된다. 그러나 실제 파면하려면 상원에서 출석 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다. 상원의원 100명이 모두 출석할 경우 67표를 확보해야 한다.

 

민주당이 현재 확보한 54석을 기준으로 하면 공화당 의원 13명의 찬성이 필요하다. 알래스카에서 승리해 55석이 되면 12명, 미시시피까지 승리해 56석을 확보하면 11명으로 줄어든다. 이는 민주당 소속 의원 전원이 탄핵에 찬성한다는 전제에 따른 계산이다.

 

공화당 상원의원 12명이 트럼프 행정부 관련 정책에 대해 당내 다수 의견과 다른 표를 던진 전례도 있다. 지난 6월4일 상원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국세청(IRS) 상대 소송 합의와 관련된 ‘반(反)무기화 기금’ 예산을 사기 단속에 재배정하려는 수정안의 절차 표결에 공화당 의원 12명이 찬성했다. 다만 당시 표결은 탄핵과 무관하며, 찬성 의원 모두가 내년 새 상원에 남는 것도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두 번째 탄핵심판이 진행된 2021년 2월에는 민주당 진영 50명과 공화당 의원 7명이 유죄에 찬성했다. 그러나 파면 정족수인 67표에 10표가 부족해 무죄 평결이 내려졌다. 당시에는 공화당 의원 17명의 이탈이 필요했던 것과 비교하면 파면 정족수를 채우기 위한 문턱이 낮아진 셈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EPA연합뉴스

미국 주요 언론도 중간선거 참패 이후 트럼프 대통령이 의회의 견제에 직면할 것으로 내다봤다. CNN은 4일 민주당의 의회 장악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남은 임기 동안 각종 조사와 청문회에 대응해야 할 것으로 전망했다. 공화당 내부에서도 2028년 대선을 앞두고 차기 지도자를 찾는 움직임이 빨라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AP통신 역시 민주당이 의회 조사권과 소환장 발부 권한을 활용해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조사에 나설 것으로 전망했다. 탄핵도 선택지 가운데 하나로 거론했다.

 

다만 실제 탄핵 추진 여부는 불투명하다. 차기 하원의장으로 유력한 하킴 제프리스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는 4일 당내에서 자신에게 탄핵을 논의한 의원이 없다고 밝혔다. 민주당 지도부는 현재 생활비 부담 완화와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의회 감시를 우선 과제로 제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