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방에서 들리던 노래, 아빠의 책이 됐다…김승희 음악 에세이

환경부·기상청·UNDP 거친 30년 공직자, 음악으로 세대와 소통

중학생 쌍둥이 아들딸과 무슨 말을 나눠야 할지 막막했던 아빠는 아이들 방에서 흘러나오는 노래를 찾아 듣기 시작했다. 음악을 함께 들으면서 대화할 거리가 생겼고, 젊은 직장 동료들과도 노래 이야기를 나눴다. 그렇게 쌓인 감상이 한 권의 책이 됐다.

 

오늘산책 제공    

30여 년간 기후·환경 정책을 다뤄온 김승희의 음악 에세이 ‘노래를 듣다, 마음을 잇다’가 오는 11일 오늘산책에서 출간된다. 사춘기 자녀와 가까워지려 음악을 듣기 시작한 저자가 노래에 담긴 사랑과 상실, 뮤지션의 삶과 시대를 함께 읽는다.

 

책의 출발점은 코로나19 유행 이후 자기 방에서 보내는 시간이 길어진 아이들이다. 저자는 아이들이 듣는 노래를 유튜브에서 찾아 들으며 그들의 관심사를 알아갔다.

 

너바나와 오아시스에서는 청춘의 방황을, 아이유와 잔나비에서는 사랑과 이별을 읽는다. 영화 ‘화양연화’에 삽입된 냇 킹 콜의 노래에서는 엇갈린 사랑을, 소코도모와 에미넴의 랩에서는 좌절을 딛고 일어서는 용기를 찾는다.

 

음악을 통해 사회 문제도 짚는다. U2의 ‘Sunday Bloody Sunday’로 아일랜드 분쟁을 돌아보고, 피아니스트 루도비코 에이나우디의 ‘Elegy for the Arctic’에서는 기후 위기를 이야기한다. 북극 빙하 앞에서 연주한 음악에 기후·환경 분야에서 일한 경험을 겹쳐 놓았다.

 

공직을 마친 저자 자신의 이야기도 담겼다. 최백호의 ‘길 위에서’를 들으며 지나온 시간을 돌아보고, 영국 콘월의 랜즈엔드에서 들렀던 주유소의 기억을 꺼낸다. 연료를 채웠지만 앞으로 어디로 갈지는 정하지 않았던 순간이다.

 

저자는 서울대 정치학과를 졸업하고 환경부와 기상청, 유엔개발계획(UNDP) 등에서 기후·환경 정책 업무를 맡았다. 책은 ‘청춘의 언어, 젊은 생각’ 등 4부로 구성됐으며, 독자가 음악을 직접 찾아 들을 수 있도록 인용곡 목록도 실었다.

 

사춘기 자녀와 대화하려 시작한 음악 감상은 세대와 삶을 돌아보는 기록이 됐다. 저자가 독자에게 건네는 질문도 소박하다. “요즘은 무슨 노래 들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