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경상흑자 600억달러 사상 첫 돌파…한달 흑자가 지난해 절반 규모

반도체 수출이 급등하면서 9월 경상수지 흑자가 600억달러를 넘기며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9월 한달 흑자 규모가 지난해 연간 흑자액의 절반에 달했다. 

 

인천 연수구 인천신항 컨테이너 터미널에 컨테이너가 쌓여 있다. 뉴시스

한국은행이 5일 발표한 국제수지 잠정 통계에 따르면, 올해 9월 경상수지는 614억6000만달러(약 82조5000억원) 흑자로 집계됐다. 이는 월간 기준으로 종전 최대인 올해 6월(497억3000만달러)을 뛰어넘는 사상 최대 규모다. 월간 경상수지 흑자가 600억달러를 넘은 것도 처음이다. 올해 들어 9월까지 누적 경상수지 흑자는 3406억60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838억9000만달러)의 4배가 넘는다. 

 

9월 경상수지 흑자는 연간 기준 사상 최대였던 지난해 전체 흑자(1230억5000만달러)의 절반에 달한다. 3분기 흑자 규모(1496억5000만달러)만으로도 지난해 연간 흑자보다 많았다. 9월까지 기록적 흑자를 냄에 따라 한은은 올해 연간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8월에 전망한 4500억달러를 상회할 것으로 보고 있다. 

 

김영환 한은 경제통계1국장은 “9월 상품수지가 견조한 상품 수출에 분기 말 효과가 더해지면서 역대 최대 흑자를 기록했다”며 “흑자 증가 폭도 작년 동월 대비(472억달러), 전월 대비(153억달러)로 역대 최대였다”고 설명했다. 김 국장은 “올해 남은 기간 월평균 약 365억달러 흑자면 한은 조사국이 전망한 연간 4500억달러 흑자를 달성할 수 있다”며 “10월 흑자도 역대 2위 정도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12월에도 연말 효과가 있어 연내 월간 기준 역대 1위 흑자 규모 경신을 기대해볼 수 있을 것”이라며 “미국 중간선거 결과 영향은 상황 변수가 많아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9월 경상수지를 항목별로 보면, 상품수지 흑자가 627억5000만달러였다. 역시 종전 최대인 6월(478억9000만달러)을 넘어 역대 1위 흑자 규모다.

 

수출은 1307억2000만달러로, 1년 전보다 92.4% 급증했다. 정보기술(IT) 품목과 비(非) IT 품목 수출이 동반 호조였다. 상품 수출은 넉 달 연속 1000억달러를 웃돌며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품목별로는 통관 기준으로 컴퓨터 주변 기기 SSD(392.3%), 반도체(260.3%), 석유제품(73.3%) 등이 높은 증가율을 나타냈다. 지역별로는 미국(136.9%), 중국(123.1%), 동남아(113.2%), 일본(25.2%), 유로 지역(EU·21.2%) 등에서 수출이 늘었다. 중동(-14.1%)과 중남미(-3.6%)는 줄었다.

 

수입(679억7000만달러)도 29.4% 늘었지만, 수출 증가율보다는 낮았다. 통관 기준 자본재 수입이 반도체(92.8%), 반도체 제조 장비(49.2%), 정보통신기기(37.3%) 등을 중심으로 42.3% 증가했다. 원자재 수입은 가스(42.5%), 원유(38.4%), 석탄(24.2%) 등을 위주로 21.3% 증가했고, 소비재 수입도 2.0% 늘었다.

 

박성곤 한은 국제수지팀장은 반도체 수출 기여도와 관련 “정확히 알기 어렵다”고 전제하며 “수출로만 봤을 때 올해 1∼10월 누적으로 반도체가 수출 증가에 45.2%포인트 정도 기여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은에 따르면 9월 반도체 가격 상승률은 182.2%, 물량은 30.5%로 가격 상승이 수출액 증가를 이끌었다.

 

서비스수지는 33억5000만달러 적자로 집계됐다. 적자 규모가 작년 9월(-34억8000만달러)보다는 줄었지만, 올해 8월(-16억8000만달러)보다는 늘었다. 서비스수지 중 여행수지는 8월에 이어 9월도 7억7000만달러 적자였다. 출·입국자 수가 나란히 감소한 결과다.

 

본원소득수지(배당·이자·급료 등)는 8월 19억2000만달러에서 9월 26억5000만달러로 흑자 규모가 확대됐다. 증권투자 분기 배당 지급에 따른 계절적 영향이 소멸하면서 배당소득수지 흑자가 11억8000만달러에서 22억4000만달러로 늘었다.

 

금융계정 순자산(자산-부채)은 543억4000만달러 늘어 역대 1위 증가 폭을 기록했다. 종전 최대는 올해 6월(467억1000만달러)이었다. 직접투자는 내국인 해외투자가 114억3000만달러, 외국인 국내투자가 65억2000만달러 각각 증가했다.

 

증권(주식·채권) 투자에서는 내국인 해외투자가 166억3000만달러 늘어난 반면, 외국인 국내투자가 138억1000만달러 줄었다. 내국인 해외 증권투자는 지난해 10월(172억9000만달러)에 이어 역대 2위 규모였다.

 

내국인 증권투자 중 해외 주식투자(99억1000만달러)가 높은 수준을 유지한 가운데 채권투자도 67억2000만달러로 역대 최대 증가 폭을 기록했다.

 

외국인의 국내 주식투자는 137억4000만달러, 채권투자는 7000만달러 각각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