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곤 지사 “찬반 결정 아닌 자문기구…도민 의견수렴 절차 마련”

제주 제2공항 갈등조정협의회 첫 회의…국토부 “도민 의견수렴 방식 적극 수용”
김학린 위원장 선출…운영 방향·향후 논의과제 협의
찬성단체 “주민 대표성 외면”

제주 제2공항 갈등조정협의회가 5일 제1차 회의를 열고 공식 출범했다.

 

제주도는 이날 도청 백록홀에서 위성곤 도지사와 국토교통부 관계자, 협의회 위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첫 회의를 개최했다.

 

위성곤 지사는 이 자리에서 “지난 11년간 이어진 제2공항 갈등을 해결하고 도민사회를 통합하는 것이 도지사로서의 과제”라며 도민 의견수렴을 통한 갈등 해결 의지를 밝혔다. 이어 “도지사가 결단하라는 이야기가 많지만, 도민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고 도민의 뜻이 결정에 반영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도민이 신뢰할 수 있는 의견수렴 과정을 마련하는 것이 도정의 책무”라고 강조했다.

 

특히 “제2공항 갈등조정협의회는 찬반을 결정하는 기구가 아니다”라며 “협의회는 도민이 충분한 정보를 바탕으로 스스로 판단할 수 있도록 주요 쟁점을 어떻게 알리고 어떤 절차로 의견을 모을지 논의하는 자문기구”라고 거듭 설명했다.

 

그러면서 “도지사는 문제를 풀어내기 위해 누구에게든 의견을 구할 의무와 책무가 있고, 그럴 권한도 있다”며 “도지사의 의사결정을 위해 도움을 구하는 것으로 법률과는 상관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도지사가 행정 행위를 하면서 도민의 의견을 구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며, 지금 그 절차를 이행하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위 지사는 또 “위원들이 서로 다른 의견을 고르게 반영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 주기 바란다”며 “제주도정도 필요한 정보를 충실히 제공하고 협의회가 공정하게 운영되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제주 제2공항 갈등조정협의회가 5일 제주도청에서 제1차 회의를 열고 공식 출범했다. 제주도 제공

이날 회의에서는 위원들의 호선으로 김학린 위원(의료혁신위원회 시민패널 운영위원장)을 협의회 위원장으로 선출하고, 협의회 운영 방향과 향후 논의과제 등을 협의했다.

 

김 위원장은 “제2공항 갈등이 오래 지속된 만큼 책임감을 느낀다”며 “위원들의 의견을 충분히 모아 도민 다수가 공감할 수 있는 의견수렴 절차를 마련하도록 노력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도 “갈등조정협의회 운영에 필요한 사항에 적극 협조하겠다”며 “제2공항 환경영향평가 초안은 오는 12월 제출할 예정으로, 관련 절차가 원활하게 진행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어떠한 도민 의견수렴 방식이든 제주도가 요청하면 적극 수용하겠느냐’는 질의에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명확히 밝혔다.

 

협의회는 앞으로 제2공항 관련 주요 쟁점에 대한 정보 공유와 상호 이해 증진을 바탕으로 도민의 알권리 보장 방안과 합리적인 도민 의견수렴 방식 및 절차 등을 논의할 계획이다.

 

제주도는 협의회 운영의 투명성과 도민 알권리 보장을 위해 회의 결과를 제주도 누리집(자료실)에 공개할 예정이다. 이번 협의회는 갈등조정 전문가 등 조정위원 7명, 이해관계인 4명, 관계 공무원 2명 등 총 13명으로 구성됐다.

 

◆찬성단체 “환경영향평가 중단 공익감사 청구”

 

제주 제2공항 찬성단체는 제2공항 건설 사업 환경영향평가 중단에 반발해 감사원 공익감사를 청구했다.

 

제주 제2공항 범도민추진위원회는 이날 제주도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환경영향평가 초안 중단 사태의 전모를 밝히고 중단 경위와 책임 소재를 규명해 법과 원칙에 따라 문책하라”고 밝혔다.

 

추진위는 “이번 환경영향평가 초안 용역 중단 사태는 제주도가 국토부 측에서 기존 제주공항과 제2공항 간 국내선 및 국제선 항공노선 배분에 관한 필수적인 협의 결과를 제때 전달하지 못하면서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또 “제주도정의 행정협조 지연으로 국책사업인 제2공항의 환경영향평가 초안이 중단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한 것”이라며 “제주도는 행정절차는 소홀히 하면서 갈등 해소를 명분으로 내세운 갈등조정협의회 구성에만 집중해 왔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제주도 조례는 갈등조정협의회의 구체적인 구성과 운영은 당사자가 정하는 규칙에 따른다고 명시하고 있다”며 “그런데 제주도는 5차 협의회 회의를 무산시킨 채 반대 측 마을의 전 이장과 제주대학교 총학생회장을 협의회에 포함시켰다. 찬성측 주민 대표는 배제하고 경제계 인사를 이해관계인으로 참석시켰다”고 덧붙였다.

 

추진위는 “주민의 대표성을 외면하고 편파적으로 구성한 협의회를 갈등 해소 기구로 포장하는 것은 명백한 기만행정”이라며 “성산 주민 3850명의 서명을 받아 감사원 공익감사 청구에 사용할 것이다. 환경영향평가 중단과 법적 권한 없는 협의회 구성 등 사업 지연의 책임을 규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