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성장기반 투자” vs 野 “채무 상환부터”

예결위서 미래대응기금 공방전
與 “재정건전성 높이는 길” 강조
野 “빚내 쌓아두는 게 타당한가”

여야가 5일 162조3000억원 규모의 미래대응기금을 놓고 국채 이자 부담과 기금 운용의 실효성을 두고 충돌했다. 국민의힘은 빚을 내 100조원 넘는 여유자금을 쌓아두는 것이 타당하냐고 따졌고, 더불어민주당과 정부는 국가채무 상환뿐 아니라 미래 성장에 대한 투자도 재정건전성을 높이는 길이라고 맞섰다.

 

국민의힘 송언석 의원은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종합정책질의에서 “한쪽에는 100조원 넘게 빚을 내고 한쪽에는 100조원 넘게 여유자금을 쌓아 놓겠다는 얘기”라며 “앞뒤가 맞는 얘기인가”라고 비판했다. 내년 국채 이자 부담이 42조원을 넘고 2030년에는 53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며 채무 상환이 우선이라고 주장했다. 국고채 편성금리는 4.1%인데 기금 목표 운용수익률은 3.8%라고 지적하자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은 “공적으로 제시한 바가 없다”고 반박했다.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송언석 국민의힘 의원이 질의하고 있다. 뉴시스

박 장관은 국가채무 상황에 양호한 측면이 있다며 “지금은 투자나 활용이 더 중요하다”고 밝혔다. 민주당 이연희 의원도 “미래세대가 물려받는 것은 채무만 물려받는 게 아니지 않으냐”며 성장기반 투자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박 장관은 “지금이야말로 투자의 절호의 시기”라며 잠재성장률을 끌어올려야 한다고 했다. 또 기금 재원을 모두 지출하면 총지출 증가율이 27%를 넘어 물가가 급등하고, 전액 국채 상환에 투입하면 국채시장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 장관은 일시적으로 늘어난 세수는 세수 불황기에 활용하되 인공지능(AI) 산업 전환기에 필요한 투자도 병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성숙 국무총리도 미래 성장산업 육성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민주당 조인철 의원은 지방교부세 축소 논란과 관련해 윤석열정부 때 세수 결손으로 지방에 내려갈 재원이 줄었던 점을 거론했다. 박 장관은 “내국세에 연동되는 구조다 보니 지방에 내려가는 재정이 불안정하다”며 기금으로 지방재정을 안정적으로 지원하겠다고 설명했다.

 

기금에 대한 국회 통제도 쟁점이었다. 송 의원은 주요 지출 항목을 국회 사전승인 없이 최대 30% 변경할 수 있어 정부의 ‘쌈짓돈’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박 장관은 금융성과 사업성을 함께 지닌 ‘하이브리드’ 기금이라며 사업별 성과평가를 실시하겠다고 했다. 국민의힘 이종욱 의원은 “애가 태어나서 결혼하고 주택까지 인생만사가 다 들어있다. 이게 기금이냐”고 지적했고, 박 장관은 특정 재원을 특정 목적에 신축적으로 운용하는 것이 기금의 취지라고 맞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