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내란 특수본·조작기소 특검… 나라 미래 ‘수사’에 맡기나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발의한 ‘조작기소’ 특별검사법안이 어제 국회 본회의에 상정된 가운데 이번에는 중대범죄수사청과 경찰이 공동으로 ‘내란 특별수사본부’를 구성키로 했다. 지난 연말이 3대(내란·김건희·해병) 특검팀의 동시다발 수사 결과 발표로 떠들썩했다면, 올 연말은 내란 특수본과 조작기소 특검이 화두로 떠오르게 생겼다. 과거 검찰이 수사로 나라를 좌지우지한다는 뜻에서 ‘검찰 공화국’으로 불리더니 이제 수사 주체만 다른 곳으로 바뀐 ‘수사 공화국’이 된 것 같아 씁쓸하기 그지없다.

내란 특수본은 앞서 조은석 특검팀과 권창영 2차 종합 특검팀이 잇달아 수사한 12·3 비상계엄 사건을 세 번째로 수사하는 것이 임무다. 맹탕으로 끝난 2차 특검팀의 초라한 실적을 보고도 기어이 특수본을 도입한 이재명정부의 오기에 혀를 차게 된다. 당장 어제 서울중앙지법 판사는 2차 특검팀이 기소한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 등의 공소장 내용이 턱없이 부실함을 지적하며 “이게 맞는 공소장인가. 재판부가 알아서 해석하라는 건가”라고 질타했다. ‘재탕 삼탕’이란 옛말이 떠올라 그저 허탈할 따름이다.



조작기소 특검도 문제점이 심각하다. 이재명 대통령이 기소된 대장동 개발 비리 등 형사 사건의 수사·기소가 적절했는지 판단을 현 정부가 임명하는 특검에게 맡긴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다. ‘누구도 자기 사건의 심판관이 될 수 없다’는 법치주의 원칙에 어긋난다. 형사소송법 개정으로 수사권이 박탈된 공소청 검사들을 특검팀에 차출해 ‘임시로’ 수사권을 부여한다는 발상도 초법적이다. 문재인정부 시절의 사건들까지 특검 수사 대상에 포함시킨 점은 ‘한(恨)풀이 특검’이란 지적을 받기에 충분하지 않은가.

비상계엄 주동자들 재판은 이미 막판에 접어들었다. 민주당이 억울해하는 ‘조작기소’라는 것이 진짜 있었다면 굳이 특검 수사를 거치지 않더라도 법원 재판 단계에서 걸러져 무죄 또는 공소 기각 판결을 받을 것이다. 대체 무엇이 두려워 이처럼 자꾸만 무리수를 두는가. 겉으론 “반도체·인공지능(AI) 개발로 ‘대체불가 대한민국’을 만들어야 한다”고 외치는 이들이 속으론 나라의 미래가 과거 벌어진 사건들 재수사에 달려 있다고 믿는 것 아닌가 싶어 우려스럽다. 정부·여당은 ‘권불십년’이란 말을 새겨듣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