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세원법’ 있어도 의료인 못 지켰다… 의료기관 내 폭행 매년 수천건

의료계 “사후 처벌 강화로는 한계”
‘세브란스 칼부림’ 50대女 횡설수설
경찰, 살인미수 구속영장 신청키로

경찰이 서울 서대문구 신촌 세브란스병원에서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에게 흉기를 휘두른 50대 여성에게 살인 고의성이 있다고 보고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8년 전 정신건강의학과 임세원 교수가 환자의 흉기에 목숨을 잃은 후 의료기관 내 폭행을 예방하는 일명 ‘임세원법’이 만들어졌지만 의료인 폭행 사건은 이어지고 있다.

서울의 한 대학병원 응급의료센터 앞으로 의료진과 경찰관이 지나가고 있다. 뉴스1

5일 경찰청에 따르면 의료기관 내 발생한 폭력범죄는 2021년 1914건, 2022년 1821건, 2023년 1793건, 2024년 1773건, 지난해 1760건으로 매년 반복되고 있다. 지난해의 경우 전체 68.2%(1200건)가 폭행 사건이었다. 상해가 13.1%(231건), 협박 7.7%(136건), 손괴 6.1%(107건) 순으로 뒤를 이었다.

2018년 12월 서울 종로구 강북삼성병원에서 임 교수가 환자의 흉기에 찔려 사망한 이후 이듬해 4월 의료인에 대한 폭행 처벌을 강화하고 보안 인력 배치, 비상벨 설치 등을 담은 임세원법이 국회를 통과했지만 여전히 의료인 대상 범죄가 반복되고 있다. 김성근 대한의사협회 대변인은 “임세원법이 제정됐지만 여전히 가해자에 대한 사후 처벌 강화에 치중된 나머지 진료 현장의 안전을 근본적으로 지켜내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 서대문경찰서는 이날 오후 50대 여성 A씨에 대해 살인미수 혐의로 서울서부지방공소청에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A씨는 경찰 조사 중 범행 동기에 대해 “다른 병원에 가려 했으나 세브란스병원 의사가 다른 병원과 짜고 해당 진료를 받으러 가는 것을 막아 화가 났다”는 취지로 진술하는 등 횡설수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전날 오후 4시35분 신촌세브란스병원 진료실에서 자신이 소지하고 있던 흉기를 휘둘러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를 다치게 한 혐의를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