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주도 ‘조작기소 특검법’ 본회의 상정…野 “대한민국 민주주의는 죽었다” [투데이 여의도 스케치]

정치는 말이다. 정치인의 신념과 철학, 정당의 지향점은 그들의 말 속에 담긴 메시지를 통해 유권자들에게 전달된다. 누가, 왜, 어떤 시점에 그런 발언을 했느냐를 두고 시시각각 뉴스가 쏟아진다. 권력자는 말이 갖는 힘을 안다. 대통령, 대선 주자, 여야 대표 등은 메시지 관리에 사활을 건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시대에는 인터넷에 올리는 문장의 토씨 하나에도 공을 들인다. 팬덤의 시대, 유력 정치인의 말과 동선을 중심으로 여의도를 톺아보면 권력의 흐름이 포착된다. 그 말이 때론 정치인에게 치명적인 비수가 되기도 한다. 언론이 집요하게 정치인의 입을 쫓는 이유다.

 

① ‘조작기소 특검법’ 본회의 상정…野 “대한민국 민주주의는 죽었다”

 

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하는 이른바 ‘조작기소 특별검사법’이 5일 국회 본회의에 상정됐다. 국민의힘은 법안 처리를 저지하기 위한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에 돌입했고, 민주당은 곧바로 토론 종결 동의서를 제출했다.

5일 국회에서 열린 제439회국회(정기회) 제12차 본회의에서 1. 윤석열 정권 검찰청, 국가정보원, 감사원 등의 조작수사ㆍ조작기소 등 의혹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수정, 천준호의원 대표발의)이 상정 되자 국민의힘 박형수 의원이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를 하고 있다. 남정탁 기자

필리버스터 첫 주자로 나선 국민의힘 박형수 의원은 “오늘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는 죽었다”며 “(특검법은) 사법부의 독립을 침해하는, 삼권분립에 역행하는 법안”이라고 비판했다. 정점식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반드시 이재명 대통령을 법정에 세우겠다. 민주당을 단죄하겠다”고 날을 세웠고, 장동혁 대표도 “공소취소 관련 조항을 삭제했더라도 법안의 목적은 달라지지 않았다” 여당을 압박했다.

 

조작기소 특검법안은 윤석열 정부 검찰 등 수사기관이 당시 야당 인사와 전 정부 관계자 등이 연루된 사건을 수사·기소하는 과정에서 조작이 있었는지 여부를 규명하겠다는 내용이 골자다. 당초 법안은 특검이 검찰로부터 사건을 넘겨받아 공소유지 여부를 결정할 수 있도록 해 사실상의 ‘공소취소권’을 부여했다는 논란이 일었다. 민주당은 이후 이 대통령 요구에 따라 특검의 ‘공소유지 여부 결정권’과 ‘사건 이첩 요구권’ 등을 삭제한 수정안을 마련했다.

 

국민의힘은 필리버스터에 이어 장외투쟁에도 나선다는 계획이다. 최수진 원내수석대변인은 “필리버스터가 끝나는 내일 오후 3시 이후 국회 본관 앞 계단에서 집회를 열고, 오는 7일 오후엔 서울 종로구 경복궁역 1번 출구에서 장외투쟁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② 김태규 제명 촉구안 통과…與 “반헌법적 망언” 野 표결 불참

 

윤석열 전 대통령과 전두환 전 대통령의 행위에 대해 “내란이 아니다”라고 발언한 국민의힘 김태규 의원에 대한 제명 촉구 결의안이 이날 민주당 등 범여권 주도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표결에는 167명이 참여해 찬성 166표, 무효 1표가 나왔으며 국민의힘은 표결에 불참했다.

5일 국회에서 열린 정기국회 제12차 본회의에서 국민의힘 김태규 의원 제명 촉구 결의안이 통과된 가운데 김 의원이 본회의에 참석해 있다. 김 의원을 포함한 국민의힘 의원들은 결의안 표결에 불참했다 연합

민주당 천준호 의원은 제안 설명에서 “(김 의원은) 역사적 재평가라는 미명 하에 3심을 거쳐 확정된 전두환 내란 수괴 대법원 판결까지 부정하며 법치주의를 훼손하고 반헌법적 망언을 했다”고 비판했다.

 

결의안에는 “공직자이자 법관 출신 입법기관으로서의 본분을 망각했다”며 “국회법에 따라 헌법을 준수하고 국민의 대표자로서 품위를 유지하여야 할 의무가 있음에도 이를 심각하게 위반해 국회의원으로서 자격을 상실했음을 확인하고, 김 의원 제명을 촉구한다”고 명시했다.

 

다만 이날 처리된 안건은 김 의원의 제명을 촉구하는 결의안이다. 실제 제명을 위해서는 별도의 징계안이 제출돼 국회 윤리특별위원회의 심사를 거쳐야 하며, 본회의에서 재적 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을 얻어야 한다.

 

③ 신천지 조사 결과 ‘개별 열람’…김민석 “전면 공개해도 문제”

 

민주당이 신천지 교인의 집단 입당 및 전당대회 개입 의혹에 관한 당내 조사 결과를 현역 국회의원과 지역위원장들에게 개별적으로 열람하도록 했다. 열람은 6일부터 13일까지 당 사무총장실에서 진행되며 조사 자료는 별도로 제공하지 않기로 했다.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후 회의실을 나서고 있다. 뉴스1

김민석 대표는 이날 민주당 유튜브 채널 ‘민티07’에 출연해 “상대적으로 덜 충격적이고 질서 있는 방법으로 내부 열람을 통해 우려점을 확인하고, 이를 어떻게 제도적으로 개선할 것인가, 당의 자체 역량으로 극복해 갈 것인가 하는 과정에 들어갔다”며 “그런 과정을 거치면서 풀어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조사 결과를 전면 공개하지 않기로 한 데 대해 “전면 공개 방식으로 갔다 하더라도 내부에서는 지금과 같은, 또는 더 큰 다양한 문제가 있었을 것”이라며 “반발이라는 것은 어떤 측면이든 다 존재할 것이고 더 커질 수도 있다”고 했다. 이어 “본안의 문제는 시간이 조금 걸릴 것”이라며 “의원총회에서 의원들이 일단은 수용해 주셨기 때문에 남아있는 과정들을 거쳐 가겠다”고 밝혔다.

 

신천지 의혹은 지난 전당대회에서 김 대표가 정청래 전 대표 측을 겨냥해 ‘반명·분열주의·신천지 3자 비밀연합’을 주장하면서 불거졌다. 조사 결과의 공개 범위와 책임 소재를 놓고 양측의 갈등이 이어진 가운데, 민주당 지도부가 개별 열람 방식을 택하면서 당내 갈등이 봉합 국면에 접어들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