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기록물, 유네스코 아태목록 등재…유족·시민사회 “잊지 않겠다”

‘단원고 4·16 아카이브’ 23만 5220점 MOWCAP 자카르타 총회서 결정
12년간 유가족·시민이 모은 치유와 회복의 기록…국제사회 가치 공인
유족들 “영원히 기억될 밑거름…국가 차원의 안정적 보존 지원 촉구”

2014년 세월호 참사의 아픔과 회복의 과정이 스민 기록물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아시아·태평양 지역목록(MOWCAP)에 등재됐다. 참사 이후 12년간 기록을 지속해서 수집하고 보존해 온 유가족과 시민 사회의 노력이 맺은 결실이다.

세월호 인양 후 뻘에서 발견된 수학여행 일정표. 국가유산청 제공

6일 국가유산청에 따르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아시아태평양 지역위원회는 전날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린 제11차 총회에서 한국 정부가 신청한 ‘단원고 4·16 아카이브’와 ‘수운잡방과 음식디미방’을 아태지역목록에 등재하기로 의결했다.

 

등재된 기록물은 희생 학생들의 생전 일상 기록, 단원고 2학년 교실의 마지막 흔적, 수학여행 일정표, 시민 추모 기록, 유가족·생존자들의 회복 기록 등 총 23만5220점에 달한다.

 

이번 등재를 이끌어온 4·16 기억저장소와 4·16 생명안전교육원은 기록 보존이 미래 세대의 안전교육으로 이어져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단원고 고(故) 김도언 양의 어머니인 이지성 4·16 기억저장소 소장은 “아이들이 이 세상에 있었다는 것을 끝내 잊지 않겠다는 약속을 지켜왔다”며 “이 기록물을 더 많은 언어로 더 넓은 세상에 열어드려 세월호의 기억이 진상규명과 안전 사회를 향한 노력으로 이어지게 하겠다”고 밝혔다. 

 

4·16 기억저장소는 참사 이후 참사 관련 기록을 지속해서 수집하고 보존해온 비영리 민간단체다. 3년여 전부터 경기도교육청 직속 4·16 생명안전교육원과 협력해 참사 기록물의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아시아·태평양 지역목록 등재를 주도해왔다.

 

유가족들 역시 다소 위안을 표했다. 0416단원고가족협의회 김정화 위원장은 “세월이 흘러 유가족들이 사라진 먼 미래에도 참사의 기록이 영원히 기억될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4·16 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측도 비극이 반복되지 않도록 세계 곳곳에서 기록물들이 많은 역할을 하게 되길 기대했다.

 

시민단체인 4·16 연대는 성명을 내고 12년간 기록 수집에 헌신한 유가족과 시민 활동가들에게 경의를 표했다. 단체는 국제사회가 기록의 가치를 인정한 만큼, 정부가 미공개 참사 문건을 전면 공개하고 재난 기록이 안정적으로 보존될 수 있도록 공적 지원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안산시 역시 참사의 기억을 지켜온 시민들의 노력이 결실을 본 만큼, 4·16 기억교실을 비롯한 관련 기록을 더욱 체계적으로 보존하고 안전과 생명의 가치를 확산하는 행정적 노력을 지속하겠다고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