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전 부모들이 합격을 비는 팔공산 갓바위 부처…‘한 가지 소원은 들어준다’ [여행+]

경산 팔공산 갓바위 부처, ‘한 가지 소원’ 비는 수능 기도처
경북 경산 팔공산 관봉 정상의 갓바위 부처. 머리 위에 넓적한 돌이 갓처럼 얹혀 있고 뒤로 큰 바위가 병풍처럼 서 있다. 사진=한국관광공사(앙지뉴 필름) 제공

수능을 앞두고 해마다 부모들이 자녀를 위해 돌계단을 오르는 곳이 있다. 경북 경산 팔공산 관봉 꼭대기에 앉은 ‘갓바위 부처’다.

머리에 갓처럼 넓적한 돌을 얹은 이 부처는 정성껏 빌면 한 가지 소원은 들어준다는 소문으로 이름이나 오는 19일 치러지는 2027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100일 앞둔 지난 8월11일에도 이곳에는 자녀의 합격을 비는 학부모들이 몰려 들었다.

 

6일 국가유산청에 따르면 보물인 이 불상의 정식 이름은 ‘경산 팔공산 관봉 석조여래좌상’이다. 이 부처는 오랫동안 왼손에 둥근 약합(약그릇)을 든 약사여래로 알려졌다.

 

하지만 3차원 스캔 조사에서 그 둥근 물건은 엄지손가락을 구부려 손바닥 위에 얹은 모양으로 확인됐다.

 

국가유산청은 오른손 끝이 땅을 향한 손 모양이 석굴암 본존불과 닮았다고 설명했다.

 

노란 국화 화분 너머로 보이는 갓바위 부처. 사진=한국관광공사(앙지뉴 필름) 제공

◆ 갓 쓴 부처, 한 가지 소원은 들어준다

 

갓바위라는 이름은 불상 머리 위에 갓을 쓴 듯 얹힌 넓적한 돌에서 나왔다. 불상이 앉은 봉우리 관봉(冠峰)을 아예 ‘갓바위’라고 부르기도 한다.

 

이 돌은 처음부터 불상과 함께 만든 것이 아니라 고려 때 따로 얹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갓 모양이 대학 졸업식의 학사모를 닮았다는 말도 전해진다.

 

여기에 정성껏 빌면 한 가지 소원은 꼭 들어준다는 이야기가 더해지면서 갓바위는 입시철 기도처가 됐다. 입시철이면 자녀의 대학 합격을 비는 학부모들이 전국에서 이곳을 찾는다.

 

바위 사이에 앉은 갓바위 부처와 앞마당. 뒤로 단풍 든 팔공산 능선이 이어진다. 사진=한국관광공사(앙지뉴 필름) 제공

◆ 어머니 위해 새겼다는 부처…국가유산청은 9세기 작품으로 본다

 

불상에는 신라 승려의 효심이 얽힌 이야기가 전해진다. 원광법사의 제자 의현이 세상을 떠난 어머니를 위해 선덕여왕 7년인 638년에 만들었다는 것이다.

 

다만 국가유산청은 이 불상을 통일신라 9세기 작품으로 본다. 풍만하지만 굳은 얼굴과 형식화된 옷주름, 평평한 몸에서 8세기 불상과 구별되는 9세기 불상의 특징이 보인다는 설명이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도 갓바위 부처가 통일신라 때 만들어졌을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불상 뒤로 병풍처럼 둘러선 암벽은 광배 구실을 하지만, 실제로는 불상과 떨어져 따로 서 있다. 불상은 1965년 9월 보물로 지정됐고 관봉 아래 선본사가 관리한다.

 

석등이 늘어선 갓바위 가는 돌계단. 사진=한국관광공사(앙지뉴 필름) 제공

◆ 경산 갓바위냐, 대구 갓바위냐

 

갓바위 부처가 앉은 자리는 경북 경산시 와촌면 대한리다. 하지만 대구 동구 쪽에서도 오르는 길이 나 있어 오랫동안 대구의 명물로 여겨지곤 했다.

 

이에 문화재청(현 국가유산청)은 2010년 불상 이름 앞에 ‘경산’을 붙여 지금의 이름으로 고시했다.

 

오르는 길도 두 갈래다. 경산 쪽은 선본사를 거쳐 오르고, 대구 쪽은 동구 관암사를 지나 오른다. 갓바위까지 오르는 돌계단은 1365개로 알려져 있다.

 

팔공산은 2023년 도립공원에서 우리나라 23번째 국립공원으로 승격됐다. 관리도 국립공원공단이 맡게 됐다.

 

◆ 밤에도 오를 수 있지만 날씨 나쁘면 통제

 

한편 한국관광공사 관광정보에 따르면 팔공산국립공원 갓바위지구는 연중무휴로 하루 24시간 탐방할 수 있다. 다만 기상 여건에 따라 출입이 통제되며 주차장을 갖추고 있다.

 

관봉 아래 선본사는 당일형·휴식형·체험형 템플스테이를 운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