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간선거에서 ‘인공지능(AI) 규제파’인 민주당이 대승을 거두면서 미국 증시가 큰 폭으로 하락한 가운데 도쿄 주식시장도 6일 급락했다. 대표 지수인 닛케이225평균주가(닛케이지수)의 오전 종가는 전일 대비 5.27% 하락한 5만7858을 기록, 약 6개월 만에 6만선이 붕괴됐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세계 주식 하락이 도쿄 증시에도 영향을 미쳐 닛케이지수는 이날 오전 한때 5만6000선까지 떨어졌다. 장중 6만선을 밑돈 것은 지난 5월20일 이후 처음이다. 도쿄증권거래소 프라임시장에서 하락 종목 수는 전체의 98%를 차지했다.
미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압승함에 따라 데이터센터 건설 등 AI 인프라 투자가 둔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하면서 AI·반도체 관련주를 중심으로 매도세가 이어졌다. 어드반테스트와 소프트뱅크그룹 주가는 한때 16% 폭락했고, 키옥시아홀딩스도 15% 떨어졌다. 도요타자동차 등 AI와 무관한 주식에까지 매도세가 확대됐다.
미 민주당은 다수의 데이터센터 건설이 예정된 남부 텍사스주, 중서부 오하이오주 등의 주지사 선거에서도 승리를 거둬 데이터센터 신규 구축이 위축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로이터통신은 11월 말로 예상되는 미 앤트로픽의 기업공개(IPO)와 관련해 “다음주로 예정된 투자자 대상 설명회를 과연 열 수 있을지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투자자들 사이에서 나온다”고 전했다. 앤트로픽 상장이 연기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시장 심리를 위축시켰다고 로이터는 덧붙였다.
커먼즈 투자신탁의 이이 데쓰로 대표는 미국 하이테크 기업들의 신용 불안 우려 등이 대두된 10월쯤부터 “보유하던 AI·반도체 주식 일부를 매각해 현금 비중을 높이고 있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말했다. 그는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시장 예상을 뛰어넘는 승리를 거뒀다”며 “앞으로 AI 투자 속도 저하는 피할 수 없다”고 말했다.
닛케이지수는 지난 4월 키옥시아 등 반도체 대장주와 전력 인프라, 피지컬 AI 주 등의 매수세에 힘입어 사상 처음으로 종가 기준 6만선을 넘어섰다. 6월25일에는 사상 최고치인 7만2366을 기록하는 등 일본 증시의 ‘잃어버린 30년’이 끝났다는 평가를 받은 바 있다. 그러나 이날 종가가 5만7893을 밑돌면 고점 대비 하락률이 20% 이상인 ‘약세장’에 진입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