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베일리 14억 5000만 원 ‘뚝’… 강남 3구 아파트 하락거래 속출

국토부 실거래가 분석 결과 일주일 새 5% 이상 하락 16건… 대출 규제와 보유 부담 맞물려 급매물 위주 거래
6일 서울 시내의 한 공인중개사에 붙은 매매 안내문. 뉴스1

 

그동안 견고한 상승세를 유지하던 서울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 아파트 시장에서 직전 실거래가보다 눈에 띄게 가격을 낮춘 매매가 잇따르고 있다. 초고가 신축부터 재건축 추진 단지, 중소형 아파트에 이르기까지 가격 조정 압력이 전방위로 번지는 모양새다.

 

◆ 일주일 새 16건 ‘하락’… 반포·개포·잠실 전방위 확산

 

6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10월 29일부터 11월 4일까지 일주일간 강남 3구에서 신고된 아파트 매매를 분석한 결과, 동일 단지·동일 전용면적의 직전 거래가격보다 5% 이상 하락한 거래는 총 16건으로 집계됐다. 지역별로는 송파구가 8건으로 가장 많았고 강남구 6건, 서초구 2건 순이었다.

 

가장 큰 낙폭을 기록한 단지는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원베일리’(전용 84.98㎡)다. 직전 거래가격인 71억 5000만 원보다 14억 5000만 원 낮은 57억 원에 거래되며 20.3%의 하락률을 나타냈다.

 

강남구 개포동 ‘성원대치3단지’(전용 49.86㎡) 역시 직전 20억 2500만 원에서 14억 원으로 6억 2500만 원(30.9%) 낮아졌으며, 도곡동 ‘현대그린1’(전용 84.93㎡)은 24억 5000만 원에서 22억 원으로 10.2% 떨어졌다.

 

송파구 일대 주요 단지도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잠실동 ‘잠실주공5단지’(전용 76.50㎡)는 40억 5700만 원에서 37억 2700만 원으로 8.1% 하락했고, ‘잠실엘스’(전용 84.80㎡)는 33억 원에서 31억 원으로 6.1% 낮아졌다. 문정동 올림픽훼밀리타운과 가락동 한신1차 등에서도 5~7%대 하락거래가 확인됐다.

 

지난 1일 서울 성북구 서울성곽에서 바라본 성북구 일대 아파트. 연합뉴스

 

◆ 초고가·대단지·중소형 가리지 않아… 매수자 협상력 우위

 

이번 거래의 특징은 하락 사례가 특정 지역이나 상품 유형에 국한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반포의 초고가 신축 아파트부터 개포·대치동의 중소형 아파트, 잠실 대단지, 문정·가락동의 중저가 아파트까지 가격 조정이 폭넓게 나타났다. 특히 10% 이상 하락한 거래가 3건에 달한다는 점에서 일부 급매물을 중심으로 매수세의 가격 협상력이 높아진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일주일간 신고된 16건만으로 강남 3구 전체가 본격적인 하락 추세에 접어들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는 신중론도 나온다. 동일 면적이라도 층수와 향, 조망, 내부 수리 상태, 거래 당사자 간 특수관계 여부 등에 따라 가격 차이가 크게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직전 거래 이후 경과 기간이 2일부터 228일까지 다양한 데다, 실거래 신고일과 실제 계약일이 다르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 함영진 랩장 “매도자 호가보다 매수자 자금 여력이 시장 좌우”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최근 강화된 대출 규제와 고가 주택에 대한 금융 부담, 세제 변화에 따른 매물 출회 가능성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라며 “매수자 입장에서는 자금 조달 여건이 악화된 데다 향후 가격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추격 매수보다 가격 조정을 기다리는 관망세가 강해졌을 가능성이 있다”라고 짚었다.

 

함 랩장은 이어 “반면 매도자는 세금과 금융비용, 보유 부담 등을 고려해 호가를 낮추거나 가격을 양보하면서 거래를 성사시키는 상황으로 볼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향후 시장 방향에 대해 함 랩장은 “결국 이번 하락거래는 강남권 주택시장에서도 매도자의 희망가격보다 매수자의 자금 여력과 가격 판단이 거래 성사에 더 큰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는 신호”라며 “동일 단지에서 직전 거래보다 낮은 가격의 거래가 반복되고 중저가 단지와 주변 지역으로 확산하는지, 아니면 급매물 소진 후 거래량이 회복되고 후속 가격이 반등하는지에 따라 시장 흐름이 결정될 전망이다”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