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관리하는 온라인 포털에서 국민의 개인정보가 줄줄 새고 있다. 올해 정보공개포털에서는 공공기관 결재문서에 담긴 주민등록번호 13자리와 암 진단 정보가 고스란히 드러났고, 정부24와 1365자봉사포털은 외부 공격을 받아 개인정보가 유출됐다. 잇따른 개인정보 유출 사고에도 정부의 개인정보 관리체계는 여전히 허술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7일 행정안전부 등에 따르면 정보공개포털에 공개된 일부 결재문서에서 공무원과 민간인의 개인정보가 노출됐다. 일부 문서에는 주민등록등본 원본이 첨부돼 주민등록번호 13자리와 주소 등이 그대로 드러났다. 공무원의 해외 출장 관련 결재문서에는 전자항공권과 탑승권, 예약번호, QR코드, 비자 정보가 그대로 공개됐다. 병가·질병휴직 관련 문서에서는 암 진단명과 질병분류코드 등 민감정보까지 노출됐다. 현재까지 최소 22개 기관 문서 35건에서 개인정보가 노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보공개포털은 중앙행정기관과 지방자치단체 등이 생산한 결재 문서를 검색하고 공개된 원문을 열람하거나 내려받을 수 있는 정부 사이트다. 개인정보를 걸러내는 필터링 기능이 마련돼 있지만, 일부 문서에서는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행안부는 원문정보 다운로드 서비스를 일시 중단하고 모든 공공기관에 공개 문서를 전수점검하도록 했다. 행안부는 5일 설명자료를 내고 “정보공개포털 일부 문서에서 개인정보가 노출돼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이어 개인정보 필터링 시스템 정비와 신규 소프트웨어 도입 등 재발 방지 대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문제는 이런 사고가 계속 반복된다는 것이다. 지난 8월에는 정부 통합행정서비스 포털인 정부24가 해킹 공격을 받아 민감한 개인정보가 유출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정부24에서 해킹에 따른 유출 사고가 난 것은 처음이다. 행안부가 9월 정춘생 조국혁신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8월17일 정부24 ‘어린이 포털’의 취약한 페이지를 노린 공격으로 서버(11개)에 있는 메모리 덤프파일이 탈취됐다. 메모리 덤프파일은 시스템이 특정 시점에 메모리에 저장하고 있던 내용을 파일 형태로 옮긴 것이다. 행안부는 주민등록번호 36개, 전화번호 3개, 아이디(ID)·비밀번호(PW) 55개가 유출됐을 것으로 추정했다. 정확한 피해 규모는 확인되지 않았다.
앞서 2024년과 2025년에도 정부24에서 성명과 주민등록번호, 교과성적, 졸업학교 등 개인정보가 유출되는 사고가 일어난 바 있다. 개인정보위원회는 올해 5월 행안부에 과징금 2억7300만원과 과태료 300만원을 부과했다.
같은 달 행안부가 한국지역정보개발원에 위탁운영을 맡긴 ‘1365 자원봉사포털’도 외부 공격을 받아 이용자 8785명의 성명과 생년월일, 휴대전화 번호 등 개인정보가 유출됐다. 행안부는 당초 개인정보위에 796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됐다고 신고했으나 이후 조사과정에서 실제 피해자가 8785명으로 늘었다. 유출된 정보는 성명·생년월일·휴대전화번호·연계정보(CI), 아이디(ID) 등이다.
당시 외부 공격자가 서버 기록 파일을 내려받은 과정에서 개인정보가 유출된 것으로 파악됐다. 행안부 관계자는 “서버 파일에 개인정보가 포함된 사실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1365 자원봉사포털은 과거 성착취물 유포 텔레그램 대화방 ‘박사방’을 운영한 조주빈, 강훈 등이 피해자의 개인정보를 빼내는 데 악용한 사이트다. 이들은 피해자의 이름과 생년월일을 이용해 아이디를 알아낸 뒤 임시 비밀번호를 발급받아 주소 등 개인정보를 파악했다. 2020년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 문제가 지적되자 진영 당시 행안부 장관은 “매우 죄송스럽다”며 “이런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