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당 없는 통합은 허구” vs “서두를 필요 없어”…韓 복당에 갈리는 보수통합론

무소속 한동훈 의원의 복당 문제를 두고 보수진영의 차기 주도권을 둘러싼 수싸움이 본격화하고 있다. 지방선거 전후로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와 각을 세웠던 오세훈 서울시장은 당 지도부와 접점을 넓히며 통합을 강조하고 있지만, 한 의원의 복당에는 신중론을 유지하고 있다. 친한(친한동훈)계에선 과거 한 의원 제명에 반발했던 오 시장의 입장이 달라진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왔다. 장 대표는 대여투쟁에 집중해야 한다며 복당론에 재차 선을 그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왼쪽부터)와 오세훈 서울시장, 무소속 한동훈 의원이 지난 4일 오전 서울 더그랜드 롯데 호텔에서 ‘AI, 성장의 판을 바꾸다’를 주제로 열린 중앙포럼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중앙일보 제공

오 시장은 6일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서울시 예산정책협의회를 마친 뒤 장 대표와의 연대 가능성을 묻는 말에 “다가오고 있는 양대 선거인 총선과 대선에서의 승리를 위해서는 당내 갈등과 분열을 최소화하고 통합의 방향으로, 화합의 방향으로 당이 운영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두 사람은 이번 주 공식 석상에서만 세 차례 만났다. 지난 3일 서울시와 국민의힘 서울시당이 공동 주최한 국회 토론회, 4일 중앙포럼에 이어 이날 예산정책협의회에서도 자리를 함께했다. 특히 3일 토론회에는 장 대표가 당일 비공개 일정을 바꾸면서까지 참석해 두 사람의 연대 가능성을 둘러싼 해석에 힘이 실렸다.

 

장 대표는 이날 협의회에서 “국민의힘과 서울시는 한 팀”이라며 “국회에서는 국민의힘이, 시청에서는 서울시가 두 손을 맞잡고 시민의 삶을 지키겠다”고 강조했다. 오 시장 역시 서울시 주요 사업 추진을 위한 당의 협조를 요청하며 정책 공조에 호응했다.

 

반면 한 의원의 복당을 두고 오 시장은 당내 공감대 형성이 우선이라며 신중론을 펼쳤다. 그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한 의원 복당 관련 질문에 “당내 대다수 구성원의 공감대 형성이 전제될 때 이런 중요한 사안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갈등이 최소화될 수 있다”며 “분위기가 성숙하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고 말했다. 오 시장은 “갈등과 분열이 최소화될 수 있는 전제조건이 무엇인지 논의가 필요하다”며 당내 의견을 경청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선 오 시장의 입장이 지방선거 전후로 달라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앞서 오 시장은 지난 1월 한 의원 제명 당시 장 대표의 사퇴를 촉구한 바 있다. 지방선거 유세 과정에서도 ‘오 시장이 장 대표를 피해 다닌다’라는 말이 공공연하게 나오기도 했다.

 

친한계 박정훈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오 시장의 과거 발언을 공유하며 “정치적 국면이 달라져서인지, 생각에도 변화가 엿보인다”며 “한 의원 제명 당시 가장 크게 목소리를 냈던 분이기에, 변화의 진짜 이유가 궁금하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오른쪽)와 무소속 한동훈 의원이 지난 4일 서울 중구 소공동 더그랜드롯데 서울에서 열린 '2026 중앙포럼' 사전 환담장에서 인사하고 있다.  중앙일보 제공

박 의원은 “한동훈 복당 문제는 총선 승리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며 “그의 복당을 막는 건 우리 당을 ‘진짜 분열’로 몰고 가는 해당행위”라고 주장했다. 오 시장에 대해 “선당후사의 용기도 누구보다 큰 분이라는 걸 잘 알고 있다”면서도 신중론을 보이는 데 대해 불만을 제기한 것이다.

 

한 의원의 복당을 두고 국민의힘 내에서도 계파 간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 권영진 의원은 5일 채널A 인터뷰에서 한 의원도 함께해야 한다면서도 “장 대표가 있는 한 복당은 어렵다”며 “복당을 너무 서두를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현 지도부 아래에서 복당 논의를 밀어붙이면 추가 분열이 생길 수 있다는 취지다. 반면 친한계 신지호 전 의원은 같은 날 KBS 라디오에서 “복당 없는 보수 통합은 허구”라고 강조했다.

 

장 대표는 6일 한 의원 복당 논의에 재차 선을 그었다. 그는 매일신문 유튜브에서 김태호·윤상현 의원 등 중진들이 한 의원 복당을 주장하는 데 대해 “지금 온전히 야당으로서 정부·여당과 싸워도 24시간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장 대표는 “중진들께서 국정감사가 끝나고 지지율도 어느 정도 회복하니 다시 당내 문제에 천착한다”며 “과연 대여투쟁에 도움이 되는지, 시기적으로 적절한지, 중진의 역할에 부합하는지 당원들이 보면 많이 답답할 것”이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