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발투수의 제구력이 승부를 갈랐다”…삼성, 후라도 7이닝 ‘먹방쇼’에 구자욱 2타점 3루타 앞세워 5-1 승리하며 88.9% 확률 잡았다 [대구 KS 3차전 리뷰]

[대구=남정훈 기자]“대구에서 우리는 강하다”

 

대구 홈으로 돌아온 삼성이 KT를 잡고 한국시리즈에서 앞서 나갔다.

6일 대구 수성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6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3차전 KT 위즈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7회초 2사 2루 KT 이정훈 땅볼 때 삼성 선발 후라도가 1루수 디아즈 송구를 받아 1루 터치아웃으로 이닝을 마치고 포효하고 있다. 뉴시스

삼성은 6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6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7전4승제) 3차전에서 선발 후라도의 7이닝 ‘먹방쇼’와 상대 선발 소형준의 제구력 난조를 틈타 초반에 몰아친 넉 점을 끝까지 지켜냈고, 8회 터진 박승규의 솔로포까지 더해 KT를 5-1로 눌렀다. 1차전에 0-8로 뒤지다 7,8회에만 7점을 내는 집중력을 선보이며 상대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던 삼성은 2차전을 연장 12회 접전 끝에 3-2로 승리하며 시리즈 전적을 원점으로 돌렸다. 이날 승리로 삼성은 88.9%의 확률을 잡았다. 역대 한국시리즈에서 1승1패로 맞선 18차례 중 3차전을 승리한 팀이 최종 우승을 차지한 건 16차례다.

6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6 신한 SOL KBO 한국시리즈 3차전 KT 위즈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삼성 선발 후라도가 역투하고 있다. 뉴스1

이날 경기는 선발 맞대결에서 희비가 엇갈렸다. KT 소형준과 삼성 후라도는 모두 투심을 주무기로 하는 투수들로 어느 팀의 수비가 땅볼을 잘 잡아내느냐로 갈릴 것으로 보였는데, 정작 희비를 가른 건, 선발투수 간의 제구력 차이였다.

 

기선을 제압한 건 KT였다. 최원준이 2차전 수비 도중 펜스에 손을 부딪혀 이날 선발라인업에서 빠진 가운데, 대신 톱타자로 나선 김민혁이 2루타로 출루에 성공했다. 2,3번으로 나선 안현민과 김현수가 범타로 물러났지만, 후라도의 천적인 힐리어드가 중앙 담장을 직격하는 적시 2루타로 선취점을 뽑아냈다.

 

그러나 KT의 좋은 분위기는 채 10분을 가지 못했다. 소형준의 경기 초반 제구력이 극악이었기 때문이었다.

6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6 신한 SOL KBO 한국시리즈 3차전 KT 위즈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KT 선발 소형준이 2회 연속 볼넷을 허용한 뒤 숨을 고르고 있다. 뉴스1

삼성은 1회 선두타자 김지찬의 중전 안타로 포문을 연 뒤 김성윤의 희생번트 시도가 포수 파울플라이가 됐지만, 구자욱이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출루하며 1사 1,2루 찬스를 맞이했다. 소형준은 최형우에게도 3연속 볼로 시작했다. 최형우는 3B-1S에서 소형준이 한 가운데 던진 투심을 밀어쳐 좌전 적시타로 1-1 동점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흔들린 소형준은 디아즈를 상대론 0B-2S를 잡고도 내리 볼 4개를 내주며 1사 만루에 몰렸다. 그나마 김영웅을 유격수 땅볼로 병살타 처리하며 대량 실점의 위기는 넘겼다.

 

2회에도 소형준의 영점은 잡히지 않았다. 삼성은 이재현과 류지혁이 연속 볼넷을 얻어내 무사 1,2루 찬스를 잡았다. 강민호의 희생 번트 시도가 포수 파울 플라이 아웃이 됐지만, 김지찬도 소형준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얻어내 1사 만루를 만들었다. 김성윤의 유격수 방면 깊은 땅볼로 2-1 역전에 성공한 삼성은 타선의 리더이자 주장인 구자욱이 해결사로 나섰다. 구자욱은 2B-0S의 유리한 볼카운트에서 소형준이 스트라이크를 잡기 위해 던진 한 가운데 커터를 제대로 잡아당겼다. 쭉쭉 뻗은 이 타구는 우익수 안현민의 글러브에 맞고 우익선상으로 흘렀다. 1,3루 주자는 모두 홈을 밟았고, 햄스트링 힘줄 부상 여파로 제대로 된 주루를 할 수 없는 구자욱마저 3루까지 경보로 들어갈 수 있는 3루타가 됐다. 구자욱이 평소의 주루 능력이었다면 인사이드 더 파크 홈런이 될 수도 있었다. 4-1. 초반에 승기를 제대로 잡은 삼성이었다.

6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6 신한 SOL KBO 한국시리즈 3차전 KT 위즈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2회말 2사 1,3루 상황 삼성 구자욱이 2타점 3루타를 친 뒤 기뻐하고 있다. 뉴스1

이상하게도 소형준의 제구는 3회부터 제대로 잡혔다. 180도 달라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 전매특허인 투심은 갑자기 스트라이크존에 절묘하게 들어가며 춤을 추기 시작했고, 난공불락의 투수가 됐다. 소형준은 6회까지 볼넷 없이 탈삼진 6개를 솎아내며 퍼펙트 피칭을 선보이며 6이닝을 버텨냈다.

 

소형준이 버텨줬을 때 추격의 계기를 마련해야 했지만, KT 타선은 힘을 제대로 쓸 수 없었다. 삼성 마운드에는 KBO리그 최고의 이닝이터이자 플레이오프에서 2경기 2승 평균자책점 1.32로 MVP를 수상한 후라도가 버티고 있었기 때문이다. 소형준에 비해 투심 구사 비중은 적지만, 포심과 투심, 커터 등 패스트볼 3종 세트에 체인지업을 섞어 던지며 타자들의 범타를 이끌어내는 후라도의 능구렁이 같은 영리한 피칭은 이날도 KT 타자들의 방망이를 농락했다.

6일 대구 수성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6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3차전 KT 위즈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7회초 삼성 선발 후라도가 역투하고 있다. 뉴시스
6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6 신한 SOL KBO 한국시리즈 3차전 KT 위즈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삼성 선발 후라도가 6회초 KT 타선을 무실점으로 막은 뒤 공수교대 때 강민호 포수와 장난을 치고 있다. 뉴스1

1회 선취점을 내주긴 했지만, 2회부터는 후라도는 특유의 위기 관리 능력을 앞세워 전혀 흔들리지 않았다. 6회까지 93구를 던진 후라도는 7회에도 마운드에 올랐고, 1사 후 대타 장진혁에게 2루타를 맞았지만 대타 최원준을 유격수 플라이, 대타 이정훈을 1루 땅볼로 처리하며 7이닝 6피안타 6탈삼진 1실점(자책)으로 이날 등판을 마쳤다. 투구수는 108구. 1차전 선발 최원태가 2이닝 만에 강판되고, 2차전 연장 12회까지 가느라 불펜 소모가 컸던 삼성에 그야말로 단비 같은 투구였다. 데일리 MVP는 당연히 후라도의 차지였다.

 

후라도가 내려간 마운드는 삼성 불펜의 ‘믿을맨’ 이승민이 물려받았다. 이날까지 삼성이 이번 포스트시즌에 치른 8경기 중 7경기 등판에 나선 이승민. 지칠 법도 했지만, 140km 초반대지만 회전력이 좋은 직구와 슬라이더를 앞세운 피칭은 이날도 위력적이었다. 2사 후 김현수에게 안타를 맞았지만, 힐리어드를 3루 파울 플라이로 잡아내며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6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6 신한 SOL KBO 한국시리즈 3차전 KT 위즈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8회말 1사 상황 삼성 박승규가 솔로포를 때린 뒤 포효하고 있다. 뉴스1

삼성은 8회말 귀중한 추가점이 나왔다. 6회부터 최형우 대신 좌익수비에 나선 박승규가 방망이로 일을 냈다. 1사 후 이날 경기 첫 타석에 나선 박승규는 사이드암 김정운의 한 가운데 몰린 직구 실투를 받아쳐 좌중간을 넘기는 솔로포를 때려냈다. 5-1. 사실상 이날 경기를 삼성으로 가져오는 쐐기포였다.

 

원태인이 선발로 다시 돌아가면서 공석이 된 마무리 자리. 박진만 감독의 9회 선택은 베테랑 우완 불펜 김태훈이었다. 첫 타자 장성우를 삼진으로 처리한 김태훈은 김상수도 삼진으로 솎아내며 기세를 더욱 올렸다. 한승택을 몸에 맞는 공으로 출루시켰지만, 오윤석을 초구에 좌익수 뜬공으로 잡아내며 팀 승리를 완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