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암 전이 림프절 많을수록 생존율 낮아…새 예후 평가 기준 제시

서울아산병원 연구팀 “전이 림프절 많을수록 5년 생존율 감소 뚜렷”
림프절 전이 1개 68.7%→5개 이상 44.4%…“위험도 정밀 예측 가능”
폐암 수술을 받은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예후를 예측할 때 기존의 림프절 전이 위치뿐만 아니라 전이된 림프절의 개수도 생존율을 가늠하는 중요한 지표가 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폐암 환자의 림프절 전이 개수가 많을수록 생존율이 낮아진다는 대규모 연구 결과가 나왔다.

 

기존 폐암 병기 분류에서 전이 위치를 중심으로 평가하던 방식에 전이된 림프절 개수를 추가하면 환자의 예후를 더욱 세밀하게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서울아산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 윤재광·김지용 교수팀은 한국과 미국의 비소세포폐암 수술 환자 2만5680명의 데이터를 분석해 전이 림프절 개수에 따른 생존율 차이를 확인하고 새로운 예후 평가 기준을 도출했다고 7일 밝혔다.

 

현재 폐암의 병기는 종양 크기(T), 림프절 전이 여부와 위치(N), 다른 장기로의 전이 여부(M)를 종합하는 TNM 분류법을 기준으로 결정한다. 이 가운데 림프절 병기는 전이된 림프절의 위치와 범위 등을 바탕으로 구분한다.

 

그러나 같은 림프절 병기에 속하더라도 환자별 생존율과 예후에 차이가 나타나는 경우가 있어 위험도를 보다 정밀하게 예측할 수 있는 추가 평가 기준의 필요성이 제기돼 왔다.

 

연구팀은 미국 국립암연구소의 암 등록 데이터베이스(SEER)에 등록된 폐암 수술 환자 1만8294명을 분석해 전이 림프절 개수에 따른 예후 평가 기준을 도출했다. 이후 서울아산병원에서 수술받은 비소세포폐암 환자 7386명의 독립적인 데이터를 활용해 해당 기준을 검증했다. 두 환자군을 합치면 분석 대상은 총 2만5680명이다.

 

연구팀은 전이된 림프절 개수를 0개, 1개, 2~4개, 5개 이상 등 네 단계로 구분했다. 분석 결과 서울아산병원 환자군의 5년 생존율은 림프절 전이가 없는 경우 85.6%로 가장 높았다. 전이 림프절이 1개인 경우 68.7%, 2~4개인 경우 61.2%, 5개 이상인 경우 44.4%로 나타났다. 전이된 림프절 수가 늘어날수록 생존율이 단계적으로 낮아지는 양상이 확인된 것이다.

 

특히 전이 림프절이 1개인 환자는 기존 림프절 병기가 다르더라도 생존율에 큰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 반면 림프절 전이가 5개 이상인 환자는 비교적 진행된 병기 안에서도 예후가 더 나쁜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팀은 새로운 분류법의 예측 성능을 확인하기 위해 기존 제9판 TNM 림프절 병기와 비교하는 통계 검증도 진행했다. 전체 생존율 예측의 일치도를 평가하는 C-index와 시간에 따른 예측 정확도를 나타내는 AUC 등 주요 지표에서 두 분류법 간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는 확인되지 않았다.

 

두 모델의 예측 성능 차이를 평가하는 순재분류향상 지수(NRI)에서도 유사한 수준을 기록했다. 연구팀은 이를 바탕으로 전이 림프절 개수에 기반한 분류법이 기존 TNM 병기와 비슷한 수준의 예후 예측 능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했다.

 

윤재광 서울아산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 교수는 “이번 연구는 폐암의 림프절 전이를 평가할 때 기존의 전이 위치뿐 아니라 전이된 림프절의 개수도 중요한 예후 정보를 제공한다는 점을 대규모 데이터를 통해 확인했다는 데 의미가 크다”고 밝혔다.

 

이어 “향후 현재 사용 중인 제9판 TNM 병기 시스템과 이번 림프절 개수 기반 분류법을 함께 활용한다면 환자의 위험도를 보다 세밀하게 평가하고, 이에 따른 맞춤형 치료와 추적 관찰 계획을 수립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 결과는 외과 분야 국제학술지 ‘국제외과학회지(International Journal of Surgery)’에 최근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