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협정 발효 10주년을 맞아 열리는 제31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31)가 9일(현지시간) 개막한다. 의장국 튀르키예는 2035년까지 전 세계 최종에너지 소비에서 전력 비중을 35%로 늘리자는 ‘35-바이(by)-35 글로벌 전기화 서약’을 제시했다. 한국도 이 서약에 동참할 예정이다.
최종에너지는 발전·정제 등 전환 과정을 거쳐 소비자가 실제로 쓰는 에너지를 말한다. 서약은 각국이 전기화 비율 35% 달성을 약속하는 방식이다. 튀르키예는 전력망 확충과 산업·수송·건물 부문 전기화를 위한 국제협력도 추진한다.
정부의 서약 동참은 한국형 녹색대전환(K-GX) 전략과 ‘전기국가’ 비전에 바탕을 둔다. K-GX는 기후위기 대응과 경제성장을 함께 달성하기 위한 정부의 녹색전환 전략이다. 정부는 전기화 확대를 위한 국제협력에도 적극 참여할 계획이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COP31이 9~20일 튀르키예 안탈리아 엑스포센터에서 열린다고 8일 밝혔다. 198개 당사국과 국제기구, 시민단체, 산업계 등 약 10만명이 참석할 전망이다. COP는 협약 당사국들이 매년 모여 기후위기 대응 방향과 정책을 정하는 최고위 회의다.
올해 총회는 운영 방식이 이례적이다. 통상은 의장국 한 곳이 개최와 협상을 모두 맡는다. 이번에는 개최국 튀르키예가 의장직과 기후행동 의제를, ‘협상의장국’ 호주가 당사국 간 협상을 이끈다.
이번 협상의 주요 의제는 감축·적응·재원 등이다. 감축 분야에서는 올해 종료되는 감축 작업프로그램(MWP)의 지속 여부가 쟁점이다. MWP는 2030년까지 전 지구적 온실가스 감축을 강화하기 위해 2023년부터 운영돼 온 프로그램이다.
적응 분야에서는 지난해 COP30에서 채택된 59개 ‘벨렝 적응지표’의 구체화가 논의된다. 각국의 기후변화 적응 노력을 체계적으로 점검하기 위한 지표다.
재원 분야는 목표 규모를 늘리기보다 기존 목표의 이행 방안을 구체화하는 데 초점이 맞춰진다. 2035년까지 개도국에 연간 최소 3000억달러(약 407조원)를 제공·동원하고, 공공·민간 등 모든 재원에서 연간 최소 1조3000억달러(약 1764조원)를 동원한다는 목표다.
튀르키예·호주 의장단은 협상 결과를 행동의제와 연계하겠다는 방침이다. 행동의제는 국가들이 실천 과제를 서약하고 관련 행사를 이어가는 방식이다. 전기화 서약도 행동의제의 하나다. 의장단은 이를 결정문에 반영해 성과를 내겠다는 구상이다.
우리 대표단 수석대표는 김성환 기후부 장관이다. 교체 수석대표는 견종호 외교부 기후변화대사다. 김 장관은 16~18일 고위급회의에 참석해 K-GX 전략을 소개할 예정이다. 고위급회의는 각국 장관급 수석대표가 국가발언을 하는 자리다.
정부는 협상의장국 호주와 탈탄소화 협력 양해각서(MOU) 체결을 추진한다. 관련 부대행사에서는 저탄소 철강 등 산업 분야 기술·투자 협력을 논의한다. 호주 철광석과 한국 수소환원제철을 연계하는 방안, 그린수소 장기 공급 협력 등이 거론된다. 수소환원제철은 석탄 대신 수소로 철광석에서 산소를 떼어내 탄소 배출을 줄이는 기술이다. 그린수소는 재생에너지 전력으로 물을 분해해 만든 수소다.
정부는 국제에너지기구(IEA)와 함께 ‘RISE ASIA’(라이즈 아시아) 부대행사도 연다. RISE ASIA는 아시아의 청정 전기화를 지원하기 위해 정부가 9월17일 출범한 협력 구상이다. 한국홍보관에서는 51개 부대행사가 열린다.
김 장관은 “대한민국도 한국형 녹색대전환(K-GX)를 국제사회와 함께하는 지구적 녹색대전환으로 확장하여 파리협정 이행에 앞장서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