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에서 그날 새벽 튀겨 낸 라면을 사려고 1㎞ 넘게 줄을 서는 축제가 있다. 오늘(8일) 막을 내리는 경북 구미시의 ‘2026 구미라면축제’다. 라면 공장이 있는 도시가 시작한 이 축제는 다섯 번째인 올해 처음으로 구미에서 키운 밀로 만든 라면까지 내놨다.
8일 구미시에 따르면 축제 둘째 날인 7일까지 라면 레스토랑에서 팔린 라면 요리는 5만9231그릇, 매출은 4억7000만원이다. 지난해 축제 사흘 동안 팔린 5만4000그릇을 이틀 만에 넘어선 것이다.
농심 구미공장이 당일 새벽 생산한 ‘갓 튀긴 라면’은 사려는 줄이 1㎞를 넘었고, 손에 넣기까지 2, 3시간이 걸렸다. 구미시는 마지막 날까지 방문객이 지난해 35만명을 크게 웃돌 것으로 보고 있다.
◆ 왜 하필 구미에서 라면 축제가 열릴까
답은 공장에 있다. 구미국가산업단지에는 농심의 신라면을 만드는 농심 구미공장이 있다.
구미시는 이 공장을 계기로 2022년 라면축제를 시작했다. 내세운 것은 공장에서 막 튀겨 낸 ‘갓 튀긴 라면’이다. 라면 공장이 있는 도시에서만 맛볼 수 있는 경험을 축제의 중심에 놓은 것이다.
첫해 1만여 명이던 방문객은 2024년 17만명으로 늘었고, 지난해에는 구미시 인구에 육박하는 35만명이 찾았다. 3년 만에 35배가 된 셈이다. 지난해 축제에서 갓 튀긴 라면만 48만봉지가 팔렸다.
이런 성과로 구미라면축제는 올해 경북도 최우수축제로 뽑혔고, 문화체육관광부 문화관광축제 예비축제에도 이름을 올렸다.
◆ 올해는 밀까지 구미산
올해 축제의 새 얼굴은 구미에서 키운 밀로 만든 라면이다. 구미시와 농업인, 소상공인이 함께 만든 우리밀 브랜드 ‘구미밀가리’를 100% 쓴 축제 전용 ‘구미라면축제면’ 20만봉지가 처음 나왔다.
지역 농가가 재배한 밀을 농심 구미공장이 라면으로 만들었다. 얼큰한 소고기장국 국물에 표고버섯과 당근, 청경채를 넣었고, 갓 튀긴 라면을 파는 농심 ‘갓랜드’에서 함께 판다.
공장을 관광 자원으로 삼아 온 축제가 원료인 밀까지 지역 농가에서 가져온 것이다. 김장호 구미시장은 “구미산 밀가루 100%로 만든 축제 전용 라면은 지역 농산물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는 의미 있는 시도”라고 말했다.
◆ 생참복라면부터 반띵라면까지 33가지
구미역 앞 거리에는 라면 레스토랑 25곳과 라면 트럭 8대가 늘어섰다. 메뉴는 모두 33가지다. 참복을 넣은 생참복라면과 송이·능이버섯을 넣은 산중라면, 바지락전복라면, 불닭발 짜장라면 등이다.
여러 라면을 부담 없이 맛볼 수 있는 ‘반띵라면’도 나왔다. 주문은 QR코드로 하고 대기 순서는 카카오톡 알림으로 받는다. 올해는 일회용기 대신 다회용기를 쓴다.
세계 각국의 라면 요리도 축제장에 섰다. 온라인 예선에 80개국 1263명이 참가한 ‘글로벌 라면 챌린지’는 7일 본선에서 13개국 대표 13명이 라면 요리를 겨뤘다.
◆ 마지막 날이라면 전철로
한편 축제장은 구미역 바로 앞 원평동 원도심 일대다. 대구와 구미를 잇는 대경선 전철을 타면 역에서 내려 곧바로 축제장에 닿는다. 카카오 T 셔틀과 시내 셔틀버스 3개 노선도 운행한다.
입장료는 없고, 운영 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9시까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