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수능 재학생 부담 커진다…N수생 20만명 육박 ‘최다’

2027학년도 수능 지원자 55만1864명 가운데 N수생 19만6473명
영어 1등급 비율 엇갈린 모의평가, ‘사탐런’도 최고조
뉴시스

오는 19일 치러지는 2027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 졸업생과 검정고시생 등 N수생(수능에 여러 차례 도전하는 수험생)이 20만명 가까이 몰린 것으로 나타났다. 2004학년도 이후 23년 만에 가장 많은 규모로, 이들과 겨뤄야 하는 고3 재학생의 경쟁 부담도 그만큼 커졌다.

 

8일 한국교육과정평가원(평가원)과 입시업계에 따르면 이번 수능에는 모두 55만1864명이 원서를 냈다. 지난해보다 2310명 줄었지만 구성은 크게 달라졌다. 재학생은 35만5391명으로 1만6506명 감소한 반면 N수생은 19만6473명으로 지난해(18만2277명)보다 1만4196명 늘었다.

 

N수생 가운데 졸업생은 17만3706명, 검정고시생은 2만2767명이다. 이전 N수생 최대치는 2004학년도의 19만8025명이었다. 입시업체 종로학원 분석으로는 검정고시생이 32년 만에 가장 많고, 전체 지원자 가운데 N수생 비율(35.6%)도 1996학년도(37.3%) 이후 31년 만에 가장 높다.

 

종로학원은 대학에 들어갔다가 다시 수능을 보는 ‘반수생’도 9만9542명으로 역대 가장 많을 것으로 추정했다. 수능 접수자 수에서 6월 모의평가 접수자 수를 뺀 값이다.

 

◆ “이번에 반드시 끝내야”…현행 수능 마지막 해

 

N수생이 몰린 배경으로는 올해가 현행 수능 체제로 치러지는 마지막 해라는 점과 지역의사제가 처음 도입된다는 점이 꼽힌다. 내년 시행되는 2028학년도 수능부터는 국어·수학 선택과목이 사라지고 탐구 영역도 통합사회·통합과학으로 바뀐다. 종로학원은 지역의사제 첫 선발이 자연계 최상위권 재수생의 유입을 부른 것으로 분석했다.

 

이미 수능을 한 번 이상 치러 본 N수생은 통상 고득점 가능성이 커 재학생에게는 부담이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은 “최근 흐름을 보면 N수생과 재학생의 성적 격차는 예전에 비해 점차 줄어들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N수생의 성적이 재학생보다 높은 것은 사실이기 때문에 (재학생에게는) 부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우 소장은 다만 “N수생은 재학생과 비교해 ‘이번에 반드시 끝내야 한다’는 생각이 더 강하다”며 “N수생 중에서도 최상위권이 아니라면 향후 정시에서 ‘안정 지원’을 하는 경향이 예년보다 짙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 6월 4%, 9월 15%…올해 영어는 어떻게 나올까

 

지난해 ‘불영어’ 논란을 낳은 영어 영역 난도도 관심이다. 영어는 원점수 90점 이상이면 1등급을 받는 절대평가인데, 2026학년도 수능의 1등급 비율은 3.11%로 상위 4%까지 1등급을 주는 상대평가보다도 낮았다. 수시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채우지 못한 수험생과 학부모의 반발이 거셌고, 오승걸 당시 평가원장은 지난해 12월 자리에서 물러났다.

 

김문희 평가원장은 지난 3월 올해 수능 시행기본계획을 발표하며 “1등급을 몇 퍼센트까지 하겠다는 목표치를 제시하지는 않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통상 영어의 1등급 비율을 보면 많게는 10%가 넘는 경우가 있었고, 지난해를 제외하면 거의 5∼7% 정도였다”고 했다.

 

하지만 수능의 ‘가늠자’로 여겨지는 모의평가 결과는 크게 엇갈렸다. 6월 모의평가의 영어 1등급 비율은 4.13%였지만 9월 모의평가에서는 15.54%로 10%포인트 넘게 뛰어 수험생 사이에서 혼란이 빚어졌다.

 

입시업계는 이번 수능 영어가 지난해만큼 어렵게 나오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작년 ‘불영어’로 평가원장이 교체되기까지 했는데 올해 영어가 어렵게 출제될 가능성은 작고, 오히려 너무 쉽게 출제되는 게 우려된다”며 “그래도 일단 80점 이상을 받으면 2등급은 확보하는 것이기 때문에 영어가 중대 변수가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원중 대성학원 입시전략실장은 “수능 전 마지막 모의평가인 9월에 영어가 너무 쉽게 나왔기 때문에 조금은 어렵게 출제될 것으로 본다”면서도 “그렇다고 해도 작년만큼 난도를 높게 내지는 못할 것”이라고 했다.

 

◆ 사탐만 2과목 70% 육박…“무조건 이득일 거라 단정할 수 없다”

 

자연계 수험생이 과학탐구 대신 사회탐구를 고르는 ‘사탐런’, 수학에서 ‘확률과 통계’로 몰리는 ‘확통런’은 통합수능 도입 이후 최고조에 달했다. 사회·과학탐구 지원자 52만7255명 가운데 사회탐구만 2과목 고른 수험생은 36만7073명(69.6%)으로 지난해보다 4만2668명 늘었다. 반면 과학탐구만 2과목 고른 수험생은 7만5036명으로 4만5656명 줄었고, 비중도 22.7%에서 14.2%로 떨어졌다. 사회탐구를 한 과목 이상 보는 수험생은 45만2219명에 달한다.

 

수학에서는 확률과 통계 선택자가 33만6539명으로 전체의 64.9%를 차지했고, 미적분·기하 선택 비율은 지난해 42.9%에서 35.1%로 낮아졌다. 국어도 화법과 작문 74.7%, 언어와 매체 25.3%로 쏠림이 뚜렷했다.

 

탐구 영역은 과목마다 응시자 안에서 상위 4%까지 1등급을 주는 상대평가여서, 응시자가 줄어든 과목은 1등급을 받을 수 있는 인원 자체가 줄어든다. 실제로 9월 모의평가에서 과학탐구만 본 수험생은 1년 전 9만1609명에서 5만1461명으로 줄었고, 과학탐구 8개 과목의 1등급 인원을 단순 합산한 수치도 1만4324명에서 8311명으로 42.0% 감소했다(진학사 분석).

 

그렇다고 응시자가 많은 과목이 반드시 유리한 것은 아니다. 임 대표는 “응시 인원이 많이 감소한 (과탐 등) 일부 과목 응시생 사이에서 ‘아무리 잘 본다 한들 표준점수상 손해가 불가피하다’는 소문이 도는데, 반드시 그렇다고 일반화할 수 없다”며 “표준점수는 과목별 난이도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기 때문에 끝까지 최선을 다해 문제를 풀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우 소장도 “작년에는 사탐이 어렵게 나와 표준점수가 높았고 그 덕에 사탐런을 한 수험생이 유리했다”면서도 “하지만 올해 사탐이 예년에 비해 조금 쉽게 나온다면 과탐을 보는 학생이 작년과는 달리 유리해질 수 있다. 사탐런을 한다고 무조건 이득일 거라 단정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