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신천지 교인의 집단 당원 가입 의혹에 대한 자체 조사 자료 열람을 시작하면서 친석(친김민석)계와 친청(친정청래)계의 대립이 더욱 첨예해지고 있다. 조사 자료에서 신천지 교인으로 파악된 당원이 1만명가량이라는 내용이 전해지자 친석계는 조직적 가입 정황과 제도 개선 필요성을 강조했다. 반면 친청계는 김민석 대표가 전당대회 당시 제기한 ‘반명(반이재명)·분열주의·신천지 3자 비밀연합’의 근거는 확인되지 않았다며 책임론을 거두지 않고 있다. 김 대표의 세 차례 사과와 비공개 자료 열람이라는 수습 조치가 양측의 해석 차이를 좁히지 못한 것이다.
◆교인 1만명 정황… 엇갈린 판단
8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지난 6일부터 13일까지 신청한 현역 의원과 지역위원장이 당원정비 태스크포스(TF)의 조사 자료를 당 사무총장실에서 개별 열람하도록 했다. 당초 3일 비공개 의원총회에서 결과를 보고하려다 당내 분란을 우려해 공유 방식을 바꿨다.
열람 자료에는 신천지 교인 명부와 민주당 당원 명부를 대조한 지역별 일반·권리당원 수치, 관계자 제보와 증언 등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권리당원 8000여명을 포함해 1만명가량이 신천지 교인으로 파악됐다는 전언도 나왔다. 다만 당이 공식 수치를 발표하지 않았고, 이들의 가입 시기나 특정 후보 지원 여부도 확인되지 않았다. 자료를 열람한 이용우 의원은 “30분이 짧을 정도로 자료가 많았다”고 말했다.
친석계 조계원 대변인은 “꽤 의미 있는 숫자들이 있었고 전남·광주·전북이 좀 심각한 상황이었다”며 “조직적으로 가입한 정황이 분명히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자료에 상당한 분량의 제보와 증언이 담겼다며 종교단체가 정당의 의사결정과 선거 과정에 개입할 수 있는 만큼 제도적 안전장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비공개 열람에 대해서도 “비공개 열람이 잘한 선택이었다”며 김 대표가 추가 분란을 우려한 이유를 이해하게 됐다고 밝혔다.
◆사과 두고 ‘2차 가해’ 공방 격화
김 대표는 지난 3일 비공개 의원총회에서 “3자 비밀연합의 증거는 없었다”고 밝히며 “혹여라도 본의 아니게 피해를 입은 분들께 대단히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5일 당 유튜브 방송과 6일 최고위원회의에서도 잇따라 사과했다. 그러나 친청계는 의혹 제기에 대한 책임을 분명히 해야 한다며 사과 이후에도 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성윤 최고위원은 김 대표의 사과를 ‘구국의 결단’으로 평가하는 당권파 의원들을 향해 “의혹의 본질을 왜곡한다”며 상처받은 당원들에게 “2차 가해”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최 최고위원은 김 대표와 정청래 전 대표가 만나 사안을 깊이 논의하고 당원들에게 설명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정 전 대표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국회의원 몇몇이 밀실에서 짬짜미로 풀 문제가 아니다. 진짜 피해자는 투표권자인 당원과 지지자”라고 썼다.
반면 당 지도부와 일부 의원 사이에서는 김 대표가 사과하고 자료 열람까지 허용한 만큼 갈등을 매듭지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한정애 사무총장은 김 대표의 사과가 진정성을 전달했다고 평가했고, 이해식 의원도 사과를 “당을 위한 선택”으로 봤다. 박지원 의원은 “벼룩 잡자고 초가삼간 불태울 수는 없다. 선당후사”라며 김 대표에게 신천지 문제를 더는 거론하지 말라고 제언했다. 정성호 의원도 “민생을 책임져야 할 집권당이 그것 갖고 서로 싸워서야 되겠나”라며 김 대표와 정 전 대표의 만남을 주문했다. 자료 열람이 끝나는 13일 이후 공개 범위와 후속 조치가 추가 쟁점이 될 수 있다.
이런 가운데 친명계 모임 더민주전국혁신회의는 이날 ‘다시 혁신, 끝까지 이재명’을 슬로건으로 4기 전국대회를 열고 이광희 의원을 상임대표로 재선출했다. 한병도 원내대표는 ‘조작기소 특검법’ 통과를 언급하며 혁신회의에 이 대통령 관련 검찰 수사 경위를 밝히는 데 앞장서 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