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정부 당시 검찰의 조작수사·조작기소 의혹을 규명할 이른바 ‘조작기소 특별검사’가 첫발을 떼기도 전부터 위헌·위법 논란에 휩싸였다.
특검법 자체가 특검 제도 취지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거세고, 이미 대법원 확정판결이 나오거나 재판이 진행 중인 사건을 특검이 들여다보는 게 삼권분립에 정면으로 위배된다는 비판도 있다. 수사·기소 분리를 못 박은 개정 형사소송법의 취지에 반한다는 일침도 나왔다. 특검 수사 범위와 공보 규정 등 세부 내용 관련 문제점도 거론된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6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조작기소 특검법은 태생부터 재판의 독립성을 침해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조작기소 특검법은 수사 대상 항목을 12개로 나눴는데, 이 중 6건이 대장동·위례신도시 개발비리,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 등 이 대통령 관련 사건이다. 이 대통령은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조국혁신당이 각각 추천한 세 후보자 중 한 명을 특검에 임명한다.
차진아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통화에서 “‘누구도 자기 사건의 재판관이 될 수 없다’는 법치주의 원칙에 어긋나는 것”이라며 “이런 법(조작기소 특검법)을 만드는 건 전근대적인 국가나 북한 같은 나라에서나 가능한 일”이라고 했다.
조작기소 특검법은 검사를 최대 20명 파견받을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 역시 구설에 올랐다.
특검법은 부칙을 통해 특검 파견 검사의 수사권과 지휘권은 지난달 2일 시행된 개정 형소법이 아닌 종전 형소법을 준용한다고 명시했다. 이와 관련해 이근우 가천대 법학과 교수는 “없어진 법(종전 형소법)을 부칙으로 어떻게 살린다는 것인가”라고 되물었다. 한상희 건국대 법전원 교수 역시 “폐지된 법률을 운용한 사례는 여태까지 없었다”며 해당 부칙에 문제가 있다고 봤다.
특검법상 수사 범위 관련 규정이나 공보 규정 등도 문제로 꼽힌다.
특검법은 수사 대상을 ‘야당 대표 제거 등 목적 달성을 위해 통상의 경우와 달리 장기간에 걸쳐 대규모 검찰 인력을 집중 동원해 검찰권을 남용하거나 하게 했다는 범죄 의혹 사건’이라고 규정했는데, 이 ‘장기간’과 ‘대규모’ 같은 표현이 지나치게 추상적이라 자칫 수사 범위가 광범위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는 사법부(대법원 법원행정처)도 지적한 문제점이다.
아울러 특검의 언론 브리핑 허용 대상을 ‘피의사실 외의 수사 과정’으로 제한한 기존 특검들과 달리, ‘수사 과정’으로 넓혀 피의사실 공표가 공공연히 이뤄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애초 조작기소 특검법이 발의됐을 때부터 ‘뜨거운 감자’였던 특검의 공소취소 권한 조항은 삭제됐으나, 여전히 공소취소 가능성이 사라진 건 아니라는 지적도 있다.
김상현 고려대 법전원 교수는 “특검법에 공소취소 조항을 안 넣었다는 건 말장난”이라며 “특검이 조작기소로 판명 내면 기존에 기소된 사건들은 조작해서 기소됐다는 결론이 나는 건데, 처벌할 수 있겠나”고 반문했다. 이어 “재판 중인 사건에 영향을 미치기 위한 목적이 노골적으로 드러난다”며 “법치주의에 대한 파괴”라고 말했다.
법조계에선 특검의 수사 결과가 공소취소로 이어지지 않더라도 향후 재개될 이 대통령 등의 재판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개정 형소법은 공소기각 판결 사유에 중대한 위법수사에 기한 공소제기, 소추재량권을 현저히 일탈한 공소제기를 새로 추가했는데, 사건 관계자들이 기존 진술을 뒤집거나 피고인 측에서 문제를 제기할 경우 재판부가 공소기각을 선고할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