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흑역사’ 털어낸 삼성 스포츠…하루 만에 터진 야구·축구·농구의 ‘유쾌한 반란’

한때 프로스포츠 호령한 명가…2010년대 중반 이후 주요 구단 부진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 12년 만에 한국시리즈 정상 탈환
프로축구 수원 삼성, 강등 3년 만에 K리그1 복귀
프로농구 서울 삼성, 정규리그 5년 연속 최하위 딛고 개막 9연승

한때 국내 프로스포츠 무대를 호령했던 ‘삼성 스포츠’가 다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가 12년 만에 한국시리즈(KS) 정상을 탈환한 데 이어 프로축구 수원 삼성이 3년 만에 K리그1 복귀를 확정했다. 프로농구 서울 삼성도 지난 시즌까지 이어진 5년 연속 최하위의 부진을 털어내고 시즌 초반 선두를 달리고 있다. 야구와 축구, 농구에서 삼성 구단들이 나란히 반등하면서 한동안 빛이 바랬던 스포츠 명가의 위상도 되살아나는 모습이다.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 선수들이 8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6 KBO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KT를 12-1로 꺾고 시리즈 전적 4승1패로 우승을 확정한 뒤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환호하고 있다. 2014년 이후 12년 만에 한국시리즈 정상에 오른 삼성은 통산 9번째 우승을 달성했다. 대구=뉴스1

삼성 스포츠의 반등은 8일 야구와 축구에서 동시에 확인됐다. 대구에서는 삼성 라이온즈가 한국시리즈 우승 축포를 쏘아 올렸고, 수원에서는 수원 삼성이 K리그1 승격을 확정했다.

 

삼성 라이온즈의 우승은 오랜 기다림 끝에 거둔 결실이다. 삼성은 8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6 KBO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KT 위즈를 12대1로 완파했다. 시리즈 전적 1승1패에서 내리 3연승을 거두며 4승1패로 우승을 확정했다. 한국시리즈 정상에 오른 것은 2014년 이후 12년 만이며, 1985년 전·후기 통합 우승을 포함하면 통산 9번째다.

 

2011년부터 2014년까지 통합 4연패를 달성하며 프로야구 왕조를 구축했던 삼성은 이후 긴 침체기를 겪었다. 2016년부터 2020년까지 5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고, 2021년 정규리그 2위로 반등한 뒤에도 한국시리즈 우승과는 인연을 맺지 못했다. 2024년 한국시리즈 준우승을 거쳐 지난해 정규리그 4위에 오른 삼성은 올해 마침내 정상에 복귀했다.

 

전력 보강과 기존 선수들의 성장이 맞물린 결과다. 메이저리그 통산 32승의 크리스 페덱을 영입해 선발진을 강화했고,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서는 최형우를 9년 만에 다시 데려와 타선의 무게감을 더했다. 정규리그 2위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뒤 1위 KT를 꺾으며 전력 재건의 성과를 우승으로 연결했다.

 

프로축구 수원 삼성의 1부 복귀도 구단 역사에서 중요한 전환점이다. 수원 삼성은 전날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2 2026시즌 32라운드 용인FC와의 홈경기에서 2-0으로 이겼다. 승점 66점을 확보한 수원 삼성은 남은 경기 결과와 관계없이 최소 2위를 확정해 2027시즌 K리그1 자동 승격권을 따냈다. 2023시즌 창단 이후 처음 2부리그로 강등된 지 3년 만이다.

 

K리그1 4회 우승과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2회 우승을 자랑하는 수원 삼성은 강등 이후 두 차례 승격 문턱에서 고배를 마셨다. 올해 지휘봉을 잡은 이정효 감독은 팀을 재정비하고 공격적인 축구를 앞세워 승격을 이끌었다. 이제 수원 삼성 앞에는 1부 무대에서 과거 명성에 걸맞은 경쟁력을 회복하는 일이 남았다.

 

프로농구 서울 삼성은 세 구단 가운데 가장 극적인 반전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 시즌까지 5시즌 연속 정규리그 최하위에 머물렀지만, 김상식 감독 체제로 새롭게 출발한 2026~2027시즌에는 전혀 다른 경기력을 선보이고 있다. 개막 9연승으로 프로농구 개막 최다 연승 기록을 세웠고, 지난 7일 기준 10승2패로 선두에 올랐다. 오랜 하위권 생활을 청산하고 시즌 초반부터 우승 경쟁에 가세했다는 점에서 변화의 폭이 두드러진다.

 

세 구단의 반등은 과거 삼성 스포츠가 누렸던 위상과 대비된다. 삼성은 야구와 축구, 농구, 배구 등 주요 종목에 걸쳐 정상급 구단을 운영하며 국내 프로스포츠를 대표하는 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그러나 2010년대 중반 이후 주요 스포츠단의 운영 주체가 제일기획으로 옮겨가는 등 운영 체계가 바뀌는 사이, 종목별로 시차는 있었지만 주요 구단들은 잇따라 정상권에서 멀어졌다.

 

세 구단의 반등이 삼성 스포츠 전반의 경쟁력 회복으로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한다. 야구와 축구, 농구에서 되찾은 상승세를 이어가며 각 종목에서 꾸준히 정상권을 지키는 것이 남은 과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