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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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인 부동산 투자, 알고보니 '빚더미'

고가의 빌딩을 소유한 많은 연예인들이 건물을 담보로 금융기관에서 빌린 대출금 때문에 허덕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재벌닷컴이 국세청에 의뢰해 유명 연예인 26명이 소유한 27개 상업용 빌딩의 올해 기준시가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배우 송승헌씨가 보유한 서울 서초구 잠원동 소재 건물의 기준시가가 107억6000만원으로 가장 높게 평가됐다.

송씨가 6년전 114억원에 사들인 이 건물은 대지 539㎡, 연면적 10311㎡ 규모(지상 4층, 지하 1층)다. 토지 공시지가가 ㎡당 1000만원을 넘고 건물 용도나 위치 등도 우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수 서태지씨가 소유한 강남구 논현동 소재 지상 6층, 지하 3층짜리 빌딩의 기준시가는 92억7000만원으로 2위였다.

서씨는 서울 종로구 묘동에 있는 지상 10층 빌딩을 부친 정상규씨와 공동 명의로 갖고 있어 기준시가 합계액이 총 166억2000만원으로 연예인 최고 빌딩부자에 꼽혔다. 공동 명의의 이 빌딩의 기준시가는 63억5000만원이었다.

배우 차인표씨와 신애라씨 부부가 소유한 강남구 청담동의 지상 6층, 지하 2층 빌딩은 73억3000만원이었고 배우 박중훈씨의 역삼동 소재 빌딩은 62억4000만원, 탤런트 이재룡씨와 유호정씨 부부의 청담동 빌딩은 53억4000만원인 것으로 각각 나타났다.

탤런트 최란씨와 장근석씨가 소유한 강남구 청담동 소재 빌딩의 기준시가는 각각 52억5000만원, 52억4000만원이었고 배우 박정수씨 보유의 신사동 건물을 48억7000만원으로 집계됐다.

뒤를 이어 ▲배우 고소영씨의 청담동 빌딩(46억4000만원) ▲배우 류시원씨의 대치동 건물(42억4000만원) ▲배우 손지창씨와 오연수씨 부부의 청담동 건물(41억7000만원) ▲배우 김정은씨의 청담동 빌딩(39억8000만원) ▲개그맨 신동엽씨의 청담동 빌딩(35억6000만원) 등의 순으로 기준시가가 높았다.

기준시가는 공시지가, 신축가격, 위치지수, 감가상각 등을 고려해 국세청이 평가한 가격으로 양도소득세와 상속·증여세의 과세 기준이 된다. 시세와 절대값이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기준시가가 높을수록 시세도 비싸다.

하지만 '빌딩 부자'인 연예인들의 대부분이 '빚 부자'였다. 기준시가 대비 담보대출 비율이 80% 이상인 경우가 허다했기 때문이다.

조사 대상에 포함한 연예인 26명의 빌딩 기준시가 총액과 담보대출금 총액이 각각 1160억원, 966억원으로 나타나 평균 담보 비율이 83.2%나 됐다. 일부 연예인은 빌딩 매입가격이 기준시가의 3배가 넘기도 했다.

양현석씨는 합정동에 있는 기준시가 33억6000만원의 YG엔터테인먼트 사옥을 담보로 101억4000만원을 빌려 담보 비율이 301.4%에 달했다.

배우 장동건씨는 지난해 6월 126억원을 주고 용산구 한남동 빌딩을 사들였으나 기준시가 평가액은 34억원에 불과했다. 담보대출금은 기준시가의 148%인 48억원이었다.

배우 이정재씨도 지난해 4월 47억5000만원을 주고 매입한 신사동 건물의 기준시가가 19억9000만원인 반면에 담보 대출금은 45억5000만원으로 2.3배나 많았다.

재벌닷컴 관계자는 "기준시가는 시세와 차이가 있고 금융기관이 대출자의 지명도나 사업계획, 추가 담보 여력 등을 고려해 돈을 빌려준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연예인들의 부동산 투자 거품을 우려할 만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