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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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을사조약 전부터 대한제국 해외공관 폐쇄계획"

일제가 대한제국의 외교권을 강탈한 ‘을사조약’ 체결 1년 2개월여 전부터 대한제국의 해외공관을 없앨 계획을 준비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그 중심에는 주한일본공사와 당시 대한제국 정부에 고용된 총세무사(세관을 통괄하는 자리)가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홍인근 국제한국연구원 연구위원은 저서 ‘대한제국의 해외공관’(나남)에서 일본 외무성 외교사료관에서 발굴한 ‘한국 외교기관 철폐 일건’이라는 자료를 근거로 이같이 주장했다.

홍 연구위원은 “일본이 구한말 대한제국의 해외공관 폐쇄공작을 벌이기 시작한 것은 1904년 9월6일이었다”면서 “대한제국의 외교권 박탈과 통감부 설치를 주요 골자로 하는 을사보호조약이 체결된 1905년 11월17일보다 1년2개월이나 앞선 것이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홍 연구위원은 “주한일본공사 하야시 곤스케가 1904년 9월 6일 당시 일본 외상인 고무라 주타로에게 재외한국공관의 폐쇄와 이를 위한 전 단계로 외교관 소환을 건의하는 장문의 기밀문서를 발송했다”고 지적했다.

기밀문서 ‘재외 한국외교관 소환에 관한 건’에 따르면, 하야시 공사는 그 해 말까지 각 공관에 1명만 남겨두고 나머지는 귀국을 시킨 뒤, 이듬해 남은 1명도 철수시키는 방법으로 대한제국의 재외공관을 폐쇄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신동주 기자 ranger@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