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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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軍 해외 비행훈련센터 건립 물거품되나

국방부·공항公 이해다툼으로 결론 못내
정부가 부족한 공군 조종사 양성을 위해 야심차게 추진하던 해외 비행훈련센터 건립 계획이 물거품이 될 위기에 처했다. 유력 후보지로 거론된 포르투갈이 군과 공기업의 이해다툼으로 사실상 무산된 데다 아랍에미리트(UAE)와 캐나다도 사업성 부족으로 추진 여부가 불투명해진 때문이다.

정부 소식통은 2일 “국방부와 한국공항공사(KAC)가 추진하던 포르투갈 국제비행훈련센터(IMFACC) 건립 사업은 현재 사실상 중단된 상태”라며 “UAE에서도 이와 비슷한 형태의 훈련센터를 지어 달라는 요청이 들어왔지만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내부 결론이 내려진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2009년 이명박정부가 100대 국정과제로 선정한 임팩 건립 사업은 외국 공군기지를 임차한 뒤 여기에 우리의 인력과 장비를 투입해 공군 조종사를 양성하고, 나아가 현지 공군 조종사와 제3국의 비행훈련생 등의 위탁교육까지 담당해 수익을 창출한다는 목표로 추진됐다.

이에 따라 국방부에서는 2014∼2043년 매년 한국군 60명, 현지 공군 8명, 외국군 20∼40명을 임팩에서 양성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포르투갈을 최종 후보지로 선정했다.

하지만 지난해 7월 국방부와 KAC가 임팩 추진을 위한 합의서를 맺는 과정에서 이들 기관 간에 주도권 다툼이 발생하면서 사업은 삐걱대기 시작했다.

여기에는 조종사 양성 비용을 둘러싼 두 기관의 이견도 작용했다. 국방부(공군)는 비행훈련센터 설립 후 우리 공군 조종사 양성비용으로 1인당 5억원을 제시한 반면에 KAC는 9억원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지난 7월부터 3개월에 걸친 연구용역 결과에서는 1인당 교육비가 약 13억원으로 나와 국방부가 제시한 가격이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결국 지난 3월로 예정됐던 포르투갈과의 임팩 추진을 위한 양해각서(MOU) 체결은 최종 단계에서 무산됐다.

포르투갈 임팩 사업이 난항을 겪는 동안 UAE가 우리 정부에 비행훈련센터 건립을 요청해 왔다. 이에 국방부는 이용걸 차관 주관으로 사업 추진 여부를 검토했다가 사업성이 낮다는 이유로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 관계자는 “임팩 사업은 향후 30년은 내다보고 해야 하는데, 정세가 불안한 중동에 설치하기에는 부담이 크다”면서 “또 UAE가 국산 T-50 고등훈련기를 구매할 경우 전향적으로 검토하려 했지만 이마저도 불발로 끝나 사업을 접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공군 예비역을 중심으로 임팩과 비슷한 비행훈련기관을 캐나다에 건립하려는 움직임이 있었으나, 캐나다가 자체적으로 비행훈련센터를 보유해 계획을 접은 것으로 알려졌다.

조병욱 기자 brightw@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