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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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크쇼부터 리얼리티까지…'정치인 예능' 왜 뜨나

 

정치인들이 무겁고 진지한 이미지에서 벗어나 예능 및 다큐프로그램을 통해 새로운 모습을 꺼내보이고 있다. 최근 예능 프로그램 등에서 활발히 활동하는 전현직 정치인은 기존 보아온 무표정 혹은 화난 표정이 아니라 환하게 웃거나 말장난을 거는 등 친숙한 이미지로 다가온다.

강용석 전 의원은 케이블채널 tvN '고소한19'를 비롯해 JTBC '썰전-독한 혀들의 전쟁' '유자식 상팔자' 등에 출연하며 논란의 정치인에서 예능계 블루칩으로 떠올랐다. 강 전 의원은 특출난 예능감을 보여주며 오히려 정치인보다 '방송인' 타이틀이 어울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정치인이 게스트가 아닌 주인공으로 활약하는 예능 및 다큐 프로그램도 속속 제작되고 있다.

오는 16일 첫 방송되는 SBS 창사특집 다큐멘터리 5부작 '최후의 권력'은 보수와 진보를 7명의 정당인이 원시 환경과 유사한 조지아 스바네티와 코카서스 산맥의 산악지역을 트레킹하는 리얼리티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이다.

'최후의 권력'에는 금태섭 변호사, 박형준 전 대통령 정무수석비서관, 손수조 새누리당 중앙미래세대위원장, 정봉주 17대 통합민주당 국회의원, 정은혜 민주당 전 부대변인, 차명진 18대 새누리당 국회의원, 천호선 정의당 대표가 출연한다. '정치인판 정글의 법칙'이라 불리는 '최후의 권력'은 다큐멘터리를 표방하지만 예능적 요소인 버라이어티 성격이 가미된 프로그램으로 내년 1월 시즌제 정규방송으로 편성될 예정이다.

종합편성채널 JTBC '적과의 동침'은 여야 국회의원이 한 자리에 모여 물가와 민심 등 대한민국 주요 이슈에 대한 퀴즈를 풀게 하는 정치 예능 퀴즈프로그램이다. 박지원 김영환 민주당 의원, 김무성 김성태 새누리당 의원 등 현역 정치인들이 출연해 게임과 토크를 하는 이색 장면을 연출한다.

정치인 출연 프로그램은 예능 노출이 적은 정치인을 앞세워 차별화되는 콘텐츠를 생산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정치인 입장에서도 인간적인 매력을 드러내고, 대중과 간극을 좁히는 매개로 활용될 수 있다.

하지만 이들 정치인 출연 프로그램은 정책 제시 등 정치인 본연의 책무보다는 이미지 제고에만 치중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민생을 위해 고민하는 모습보다 웃고 떠드는 모습이 부각되다 보면 오히려 정치인에 대한 냉소 등 부정적 인식이 더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박지원 의원은 한 방송에 출연해 "예능은 예능으로 즐겨달라"며 "새누리당 의원들을 만나면 늘 싸우는 모습만 보였다. 이런 자리에서라도 서로 웃으며 대화하는 모습을 보일 수 있을 것 같았다"고 예능 출연 소감을 전했다.

'최후의 권력' 박기홍 CP는 '정치인판 정글의법칙'이라는 평가에 대해 "문명과 떨어진 오지에서 체험하는 것이 비슷할 뿐"이라며 "'정글의 법칙'이 예능으로 접근한다면 '최후의 제국'은 다큐멘터리를 기본으로 삼고 재미를 찾기보다 진정성 중심으로 만들었다. 권력을 둘러싼 출연자들의 인간적인 면과 있는 그대로의 민낯을 공개한다"고 예능 요소가 강하다는 일부 시각에 대해 반박했다. 

정은나리 기자 jenr38@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