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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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기 이착륙 시 "창문덮개 열어달라"는 이유?

 


한 번이라도 비행기를 타본 사람이라면 이착륙 시 “창문덮개를 열어달라”는 승무원의 안내방송을 들은 적 있을 것이다. 앞의 테이블도 접어달라는 말과 함께 말이다.

테이블은 둘째 치고 비행기가 뜨고 내리는 데 왜 창문덮개를 열어달라고 늘 승무원들은 말하는 걸까?

지난 27일(현지시간) 영국 인디펜던트 등 외신들에 따르면 이는 이착륙 시 벌어질 수 있는 긴급사태에서 재빠른 승객 대피를 위해서다. 사소해 보이지만 전문가들은 창문덮개를 여는 게 매우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항공 안전 전문가 사란 우다야쿠마르는 “긴급 사태에서 승객 대피 등 객실 승무원에게 주어질 시간은 단 90초”라며 “승무원은 여객기 바깥 상황을 재빨리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승객들이 창문덮개를 여는 것 하나가 여객기 바깥 상황을 승무원이 판단하는 데 도움을 준다는 뜻이다.

우다야쿠마르는 “승객들 중에는 호기심에 가득한 사람이 있다”며 “그들은 바깥 상황이 잘못 돌아갈 때 승무원들에게 알려주는 경우도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창문덮개를 여는 것은 탑승객들을 어떻게 대피시킬지 승무원들의 재빠른 판단을 도와준다”고 거듭 강조했다.

항공산업 전문가 데이비드 로빈슨은 약간 다른 이유를 들었다.

로빈슨은 “창문덮개가 닫혀 있으면 어두운 실내환경에 눈이 적응한다”며 “덮개를 여는 것만으로도 대피 상황이 닥칠 때 당신의 시야를 더 넓게 해준다”고 말했다. 내부를 미리 밝게 해놓으면 갑자기 바깥으로 나가야 할 때 빛에 적응할 시간이 줄어든다는 뜻이다.

현직 조종사인 케어 로세는 “덮개 바깥으로 날개나 엔진에 이상이 생기는 경우를 목격할 수도 있다”며 “물론 이는 매우 드문 경우”라고 말했다.

테이블을 접어달라는 승무원의 요청에 대해 전문가들은 “빠른 대피를 위해”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긴급 상황에서 테이블 접는 데 들이는 시간이라도 단축해야 인명피해를 더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사진=영국 인디펜던트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