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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의원 선거로 아베 입지 강화… 개헌 현실화 예고

입력 : 2016-07-05 21:13:44
수정 : 2016-07-05 21: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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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개헌세력, 참의원 선거서 발의 의석수 차지할 듯 / 산케이신문 판세 분석
일본의 ‘개헌 세력’이 오는 10일 참의원 선거에서 헌법 개정안 발의에 필요한 의석을 확보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5일 산케이신문이 FNN(후지뉴스네트워크)과 공동으로 실시한 전화 여론조사 등을 종합해 보도한 선거 판세 점검 결과 개헌을 지지하는 4개 정당인 자민당, 공명당, 오사카유신회, ‘일본의 마음을 소중히 하는 당’이 이번 참의원 선거를 통해 개헌안 발의 정족수인 162석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됐다.

개헌안을 발의하기 위해서는 중의원과 참의원에서 각각 3분의 2 이상 찬성이 필요하며, 이후 국민투표를 거쳐 개헌 여부를 결정한다. 중의원에서는 집권 자민당과 연립 여당인 공명당만으로도 이미 전체 의석의 3분의 2 이상을 보유하고 있다. 자민당의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은 이번 참의원 선거에서 개헌 지지 세력을 규합해 개헌안 발의 정족수를 채우겠다는 각오로 뛰고 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운데)가 지난달 27일 일본 가나가와현 가와사키시 JR가와사키역 인근에서 오는 10일 치러지는 참의원 선거 지원 유세를 하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일본의 참의원은 임기가 6년이며 임기 도중 해산 제도가 없다. 전체 242석 중 절반(121석)을 대상으로 3년마다 선거를 치른다. 산케이신문 등은 이번 선거에서 자민당이 59석, 공명당이 12석, 오사카유신회가 7석을 각각 획득할 것으로 예상했다. 예상대로라면 개헌 세력인 4개 정당이 이번 선거에서 78석을 획득해 임기가 3년 남은 의석(84석)과 합쳐 개헌안 발의에 필요한 162석을 채우게 된다. 특히 집권 자민당은 27년 만에 참의원 단독 과반 의석(122석 이상)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돼 아베 총리의 정치적 기반이 한층 탄탄해질 전망이다.

일본은 비례대표제와 함께 대선거구제(당선자 1∼6명)를 운용하고 있다. 당선자가 2명 이상인 선거구에서는 여당과 야당 후보가 나란히 당선되는 경우가 많다. 선거 승패는 당선자가 1명인 ‘1인 선거구’ 32곳의 결과에 좌우될 것으로 관측됐다. 산케이신문 등 조사에서 자민당은 현재 아키타현과 군마현 등 1인 선거구 20곳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으며, 민진당과 공산당, 사민당, 생활당 4개 야당이 연대해 단일 후보를 세운 야권은 이와테현과 야마가타현 등 4곳에서 우세를 보이고 있다. 나머지 8곳은 접전 양상이다. 하지만 각종 여론조사에서 아직 지지후보를 결정하지 않은 부동층이 30%를 초과하는 상황이어서 최종 결과는 유동적이라고 산케이신문은 지적했다.

아베 총리가 이번 참의원 선거에서 개헌안 발의에 필요한 의석을 손에 넣으면 본격적으로 개헌 드라이브를 걸 것으로 보인다. 그는 2차 세계대전 패배에 따른 ‘평화헌법 체제’에서 벗어나겠다는 ‘전후 체제 탈피’를 추구하고 있다. 자신의 임기 중 개헌을 하겠다고 수차례 밝힌 바 있다.

아베정권이 추구하는 개헌의 최종 목표는 ‘군대 보유와 전쟁 금지’를 규정한 ‘헌법 9조’를 없애는 것이다. ‘전쟁할 수 있는 보통 국가’로 탈바꿈하겠다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일본의 재무장에 따른 동북아시아 지역의 군사적 긴장이 고조될 수밖에 없다.

도쿄=우상규 특파원 skwoo@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