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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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모르쇠' 일관· 안 "대통령 지시"· 정 "최순실이 수정"

정호성 “정부 인사안 최순실이 수정” / 국조 비공개 신문서 밝혀… 최씨 인사 개입 첫 인정 / 안종범 “대통령 지시 이행” / 최순실 “종신형 받을 각오”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은 26일 정부 부처 및 기관들에 대한 최순실씨의 인사 개입 여부에 대해 “인사안을 발표할 때 발표 내용에 대해서는 (최씨의) 수정을 받을 필요가 있었다”고 밝혔다. 정 전 비서관이 정부 부처와 기관들의 인사안이 최종 확정되기 전에 사실상 최씨의 손을 거쳤다는 것을 처음으로 인정한 것이어서 파장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안종범·정호성 접견 국회 국정조사특별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26일 오후 서울 구로구 남부구치소에서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앞줄 왼쪽),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 오른쪽)과 비공개 면담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 전 비서관은 이날 오후 서울 구로구 남부구치소에서 진행된 ‘최순실 국조 특위’ 소속 여야 의원들과의 비공개 접견에서 ‘국정원, 감사원, 검찰총장 인사에 대한 최순실씨의 개입 여부’를 묻는 특위 위원들의 질의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고 더불어민주당 특위 간사 박범계 의원이 전했다.

정 전 비서관은 또 “(박근혜 대통령이) 말씀자료를 보내주고 최순실이 의견을 말하고 수정도 한다”고 밝혀 연설문 유출과 최씨의 수정 사실도 인정했다. 그는 “2015년에도 문건을 유출했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도 “조금 전달했다”고 시인했다.

최순실씨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왼쪽부터)
그는 세월호 참사 당일 박 대통령의 행적에 대해 “그 전후로 박 대통령의 일정이 빡빡했는데 그 날만 유독 일정이 비어 있었다”며 “박 대통령은 매우 피곤해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으며 관저에 있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정 전 비서관은 박 대통령의 얼굴 멍 자국 등 미용시술 의혹과 관련해 “단순하게 대답할 수 없다”고 답변을 거부했다.

같은 구치소에 수감 중인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은 여야 특위 위원과의 비공개 접견에서 미르·K스포츠재단 설립과 대기업 강제모금 의혹과 관련해 “(박근혜) 대통령에게서 포괄적인 지시를 받고 대기업 모금이나 각종 경제적 조치를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박 대통령이 결정하고, 지시하고, (나는) 이행했다”고 강조했다. 안 전 수석은 특히 ‘공소장에 적시된 혐의 중 본인이 판단했고 결정해서 이행한 적이 있느냐’는 새누리당 이혜훈 의원의 질문에 대해선 “단 하나도 스스로 판단하고 이행한 적이 없고 모두 박 대통령이 지시했다”고 주장했다.

서울구치소에 수감 중인 최씨는 비공개 접견에서 핵심 혐의를 철저하게 부인하고, 자기 방어에 필요한 주장만 늘어놓았다. 최씨는 “종신형 받을 각오 돼 있다”고도 했다.

하지만 최씨는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을 알지 못한다”고 부인했다. 우 전 수석의 장모인 김장자씨나 안 전 수석 등에 대해서도 “알지 못한다”고 잡아뗐다.

김동진·이복진 기자 bluewins@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