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미국프로야구 보스턴 레드삭스에 86년 만에 월드시리즈 우승의 영광을 안겨준 투수 커트 실링(41)의 ‘핏빛 투혼’이 가짜?
AP 통신은 볼티모어 오리올스의 경기를 전담하고 있는 캐스터 개리 손이 볼티모어-보스턴전 중계 중 보스턴 백업 포수 더그 미라벨리의 말을 인용해 3년전 실링의 양말에 묻었던 피는 가짜라고 말했다고 27일(한국시간) 전했다.
실링은 2004년 뉴욕 양키스와 아메리칸리그 챔피언 결정전 때 오른쪽 발목 힘줄이 끊어진 상황에서 힘줄을 묶는 임시 처방을 받고 6차전에 등판했다가 배어나온 피가 흥건히 양말을 적시면서 ‘핏빛 투혼’이라는 찬사를 받았다.
실링의 투혼을 앞세운 보스턴은 양키스에 시리즈 전적 0-3으로 뒤지다 기적같은 4연승을 거두며 월드시리즈에 진출했고 마침내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를 따돌리고 왕중왕에 등극했다. 개리 손은 2004년 포스트시즌이 끝난 뒤 미라벨리와 당시 실링의 피묻은 양말을 얘기하던 중 그로부터 피가 아닌 ‘페인트’였다는 고백을 들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미라벨리는 물론 보스턴 관계자들은 어처구니 없다는 반응을 나타냈다. 미라벨리는 “손과 농담을 주고 받은 건 사실이나 그는 실링의 투혼과 관련한 내 말을 완전히 거짓인양 믿고 있다. 결코 그런 의미가 아니었고 실링의 양말에 묻은 게 피라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는 진짜”라며 손의 주장을 강하게 반박했다.
당사자인 실링은 “말할 필요도 없이 내 발목에서 흘러 나온 피”였다고 말했고 당시 그와 함께 뛰었던 케빈 밀라(볼티모어), 올랜도 카브레라(LA 에인절스) 등도 “100% 피였다. 트레이닝실에서 상처를 봉합하는 걸 두 눈으로 똑똑히 봤는데 왜 진위 논란이 나오는지 알 수 없다”며 실링을 옹호했다.
실링의 양말은 현재 뉴욕주 쿠퍼스 타운에 위치한 ‘명예의 전당’에서 전시 중이다.
유해길 기자 hkyoo@segye.com
레드삭스 투수 커트 실링, 핏빛 투혼은 연출?
기사입력 2007-04-27 19:38:00
기사수정 2007-04-27 19:38:00
기사수정 2007-04-27 19:38:00
AP통신, 캐스터 말 인용해 가짜설 제기
실링 본인과 동료 대부분은 강하게 반박
실링 본인과 동료 대부분은 강하게 반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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